법조 브로커 윤아무개씨 구속 전후
“맹수가 마음대로 뛰어다니다가 갑자기 우리에 갇혀 패닉(공황) 상태에 있는 것 아닌가.”
검찰 관계자는 29일 검찰·법원 등 법조계와 정·관계, 군·경 고위 인사들과의 친분을 이용해 사건을 해결해 준다는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브로커 윤아무개(53·구속)씨를 “밀림을 활보하던 맹수”라고 표현했다. 윤씨가 범죄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상황을 ‘우리에 갇힌 맹수’의 상태로 설명한 것이다.
밀림의 맹수를 잡기는 어렵고, 실제 검찰도 ‘맹수’를 잡는 과정에서 상당한 애를 먹었다. 검찰은 애초 윤씨를 체포하지 않고 임의 출석시키려고 했다. 윤씨가 거부했다. 소환을 거부한 윤씨는 제주도로 골프를 치러 갔다. 그리고 서울에 돌아오는 날이 11월22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검찰이 공항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11월20일이었다.
검찰은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높다고 보고 그를 체포하기로 하고 체포조를 공항에 대기시켰다. 검찰 관계자는 “비행기에서 내린 윤씨에게 ‘윤아무개가 맞느냐’고 하니까 ‘아니다’며 다른 사람의 이름을 댔다”며 “사진·영상 자료로 얼굴을 확인했던 수사관이 보니 윤씨가 틀림없어 체포했다”고 말했다.
검찰, 신원확인에 거짓이름…잡히자 도주, 다시 잡히자 자해행위
차 태워지자 “실신” 꾀병연기…검찰에선 “판을 뒤집어 버릴까” 협박 그렇지만 윤씨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윤씨는 검찰 직원들과 함께 공항 밖으로 나오는 틈에 도주했다. 검찰 관계자는 “순식간에 도망친 윤씨는 지나가는 택시를 잡으려다 실패하자 다시 지나가는 승용차를 타려고 했으나 실패했다”고 전했다. 윤씨는 길을 가로질러 50m 가량을 도망치다 결국 검찰 수사관에게 붙잡혔다. 검찰 관계자는 “붙잡힌 윤씨는 바닥에 머리를 찧고 자해행위를 했다”며 “수사관이 머리를 받쳐주고 해서 봉고차에 태웠다”고 했다. 차 안에서는 윤씨의 ‘연극’이 시작됐다. 윤씨는 “머리가 아프다. 당뇨, 혈압이 있고 정신없다”며 졸도했다. 검찰은 서울 여의도의 한 병원 응급실로 급히 그를 데려갔다. 검찰 관계자는 “의사가 눈도 열어보고, 손을 들어서 떨어뜨려 보더니 ‘꾀병이다. 아무 이상없다, 데려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의사의 시험은 단순했다. 윤씨의 팔을 세차례 든 뒤 떨어뜨렸다. 실신한 사람은 손이 얼굴로 툭 떨어지는데 윤씨는 손이 얼굴로 떨어지지 않았다. 꾀병이었다. 윤씨는 지난 96년에도 검찰 수사를 받고 구속된 적이 있다. 당시 윤씨의 거주지에 대한 압수수색에서는 군 장성 등으로부터 감사패 등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현재 검찰은 윤씨의 거주지로 추정되는 곳과 사무실들을 압수수색했지만 특별한 소득이 없었다. 검찰 관계자는 “옛날에는 새끼였지만 지금은 다 자라서 밀림을 활보하던 맹수”라고 말했다. 윤씨는 검찰에서 “판을 뒤집어 버릴까”라는 등의 말을 하며 ‘협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입을 열면 다칠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검찰 관계자는 “윤씨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이 쉽게 입을 열겠느냐”고 말했다. <한겨레> 사회부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검찰, 신원확인에 거짓이름…잡히자 도주, 다시 잡히자 자해행위
차 태워지자 “실신” 꾀병연기…검찰에선 “판을 뒤집어 버릴까” 협박 그렇지만 윤씨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윤씨는 검찰 직원들과 함께 공항 밖으로 나오는 틈에 도주했다. 검찰 관계자는 “순식간에 도망친 윤씨는 지나가는 택시를 잡으려다 실패하자 다시 지나가는 승용차를 타려고 했으나 실패했다”고 전했다. 윤씨는 길을 가로질러 50m 가량을 도망치다 결국 검찰 수사관에게 붙잡혔다. 검찰 관계자는 “붙잡힌 윤씨는 바닥에 머리를 찧고 자해행위를 했다”며 “수사관이 머리를 받쳐주고 해서 봉고차에 태웠다”고 했다. 차 안에서는 윤씨의 ‘연극’이 시작됐다. 윤씨는 “머리가 아프다. 당뇨, 혈압이 있고 정신없다”며 졸도했다. 검찰은 서울 여의도의 한 병원 응급실로 급히 그를 데려갔다. 검찰 관계자는 “의사가 눈도 열어보고, 손을 들어서 떨어뜨려 보더니 ‘꾀병이다. 아무 이상없다, 데려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의사의 시험은 단순했다. 윤씨의 팔을 세차례 든 뒤 떨어뜨렸다. 실신한 사람은 손이 얼굴로 툭 떨어지는데 윤씨는 손이 얼굴로 떨어지지 않았다. 꾀병이었다. 윤씨는 지난 96년에도 검찰 수사를 받고 구속된 적이 있다. 당시 윤씨의 거주지에 대한 압수수색에서는 군 장성 등으로부터 감사패 등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현재 검찰은 윤씨의 거주지로 추정되는 곳과 사무실들을 압수수색했지만 특별한 소득이 없었다. 검찰 관계자는 “옛날에는 새끼였지만 지금은 다 자라서 밀림을 활보하던 맹수”라고 말했다. 윤씨는 검찰에서 “판을 뒤집어 버릴까”라는 등의 말을 하며 ‘협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입을 열면 다칠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검찰 관계자는 “윤씨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이 쉽게 입을 열겠느냐”고 말했다. <한겨레> 사회부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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