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폭력진압” 공개증언 ”실명 등 175명 병원행”
경찰도 “시위대 때문 218명 다쳐” 공방
농민 전용철(43)씨의 사인이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농민 쪽과 경찰이 전씨가 참석했던 15일의 서울 여의도 농민집회 때 서로 상대방의 폭력이 지나쳤다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당시 서울 여의도 농민집회에 참석했던 농민 5명은 29일 ‘고 전용철씨 범국민대책위’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경찰에게 심한 구타를 당했다고 공개 증언했다.
이날 환자복 차림으로 나온 김정호(43·경북 경산)씨는 “15일 오후 4시께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행진을 하다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에 밀려 넘어졌는데 이후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왼쪽 눈을 실명했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김덕윤(55·경남 고성)씨는 영상을 통해 “곤봉과 방패로 찍혀 갈비뼈 2대가 부러져 계속 폐에 피가 고이고 있고, 머리를 맞지 않으려고 팔로 막다 왼쪽 팔이 부러졌다”고 말했다. 이근낭(45·경기 평택)씨는 “무대 뒤에서 구호만 외쳤는데도 경찰들이 곤봉과 방패로 온몸을 때렸다”며 “깨어보니 팔이 부러진 상태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범대위는 이들 외에 곤봉으로 머리를 맞아 사지마비 증상을 보이고 있는 홍덕표(70·전북 김제)씨 등 모두 175명의 농민들이 폭력 진압 때문에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도 이날 농민집회 때 시위대 때문에 눈을 다친 전경 1명이 수정체 이식수술을 받는 등 모두 218명의 경찰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한편, 범대위는 이날 오전 전씨 사망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전국농민회총연맹에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전씨 사망사건을 공동조사하자는 공문을 보냈으며, 전농이 이를 거부하면 인권단체 등과 함께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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