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종합관을 점거농성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총신대 총학생회 제공
학교를 사유화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김영우 총장의 거취를 놓고 학내 분쟁이 장기화된 총신대학교에서 학생들과 용역업체 직원들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18일 서울 동작경찰서와 총신대 총학생회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 학교 재단 이사들과 용역업체 직원 등 40여명은 17일 밤 10시50분께 학생들이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있던 종합관 4층 전산실 진입을 시도했다. 전산실은 지난 1월29일부터 김영우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학생들이 점거해온 곳으로 당시 20여명의 신학대학원생들이 머물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용역업체 직원이 건물에 진입하기 위해 1층 사무실 유리를 깨뜨리고, 재단 이사가 전산실 문을 파손하는 등 충돌이 빚어졌다.
난입 시도는 곧 몸싸움으로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이 넘어지면서 다치기도 했다. 출동한 경찰들의 중재로 이날 새벽 1시께 물리적 충돌은 마무리됐다. 고현섭 총학생회 총무국장은 학교 쪽이 전산실 진입을 시도한 것에 대해 “전산실 통합 서버에 학교 쪽의 입시 비리, 횡령 문제와 관련된 자료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빼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노섭 총신대 재단이사는 18일 새벽 6시40분께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사직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총장은 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에게 자신이 합동 부총회장에 오르게 해달라며 2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지난해 9월 기소됐다. 김 총장이 기소되기 일주일 전, 법인 정관 1조 중 “총신대 학교법인은 형사 사건으로 기소된 교원에 대해서는 직위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삭제됐고, 김 총장은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7대 총장으로 재선임됐다. 학생들은 이에 반발해 종합관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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