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학생회와 ㅎ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학생연대가 22일 오전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ㅎ교수 권력형 성폭력 사건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서울대 학생들이 제자와 동료 교수 등에게 폭언과 성추행을 일삼은 사회대 ㅎ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서울대 총학생회와 ㅎ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학생연대(학생연대)는 22일 오전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년간 권력형 성폭력·인권침해를 저지른 ㅎ교수의 파면과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해왔지만, 학교 쪽은 시간만 끌며 징계 처리를 미루고 있다”며 “ㅎ교수에 대한 파면이 이뤄질 때까지 무기한 천막 농성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학생연대는 전날 저녁 7시께 행정관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10여명이 교대로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이날 발언에 나선 백인범(21·사회학과) 학생연대 대표는 “학교본부는 ㅎ교수의 징계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사정이 있다’고 말하지만, 학생들은 그 ‘사정’이 본부의 정치적 입장 때문임을 알고 있다”며 “학생들이 받은 피해보다 학교의 사정이 우선되는 것이 정당한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총학생회와 학생연대의 설명을 종합하면, ㅎ교수는 학생과 동료 교수 등을 상대로 “쓰레기다”, “못 배워먹어서 그렇다” 등의 폭언을 일삼고, 상대방이 원치 않는 신체적 접촉을 하거나 공개적인 자리에서 성적 사생활을 이야깃거리로 삼는 등 성폭력을 저질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학원 지도 학생들에게 자신의 집 청소와 휴대전화 개통 등을 사적인 업무를 시키고 제자들의 연구비를 수차례 횡령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교내 인권센터는 지난해 6월 ㅎ교수에 대해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릴 것을 학교 쪽에 권고했다. 서울대 교원징계위원회는 지난해 8월 징계절차를 시작했지만, ‘징계 사항에 대한 외부 기관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는 이유로 8개월 가까이 ㅎ교수에 대한 징계 발표를 미루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학생연대는 규정상 교원징계원회가 징계의결 요구서를 받은 날부터 최대 90일 이내에 징계 결과를 의결해야 하는 만큼 학교 쪽의 늑장 대응을 비판하고 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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