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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피보다 진한 ‘두산형제’의 경영권 다툼

등록 2005-11-30 15:06수정 2005-11-30 15:06

박용오ㆍ용성 회장들 법정서도 신경전
경영권 다툼으로 촉발된 검찰 수사로 `109년 형제 경영' 이미지에 금이 가고 법정에 나란히 서게된 두산그룹 형제들의 신경전은 30일 법원에서도 계속됐다.

이날 첫 공판에서 분쟁의 양 당사자였던 박용성ㆍ박용오 전 회장은 아무래도 피를 나눈 형제인 만큼 극적인 화해 장면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재판이 시작되자 그러한 예측은 여지 없이 빗나갔다.

이들은 공판 내내 신경전을 벌였고 재판을 전후해서도 애써 접촉을 피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공판을 앞두고 형제들의 만남이 예상됐지만 박용만 전 두산 부회장에 이어 박용오씨, 박용성씨가 시간 차를 두고 법원에 도착해 조우는 무산됐고, 형제들의 어색한 상봉은 법정에서 비로소 성사됐다.

그러나 피고인 14명 중 박용성 전 회장이 피고인 대기석 맨 오른쪽에 앉았지만 박용오 전 회장은 반대편인 왼쪽 끝 두 번째 자리에 멀찌감치 떨어져 앉은 탓인지 냉랭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공판 전 10여 분을 기다리는 동안 박용오 전 회장은 팔짱을 낀 채 앞을 바라보면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않았다.

공판이 시작된 뒤 본격 신문에 앞서 재판장이 간단한 의견진술 기회를 주겠다고 하자 가족회의 결과 가문에서 `퇴출'된 박용오 전 회장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그렇지만 저는 두산그룹 회장으로서 제가 책임질 것은 모두 책임지겠다"며 퇴출됐다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뒤이어 발언 기회를 얻은 박용성 회장은 "네, 없습니다"라고 짧게 말했다.


공소사실에 대한 검찰 신문에서도 박용성 전 회장은 모든 내용을 그대로 시인한 반면 박용오 전 회장은 형제들과 공모했다는 혐의를 `모른다'거나 `공모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공판이 끝난 뒤에는 박용성ㆍ용만ㆍ용욱씨 등 형제들이 변호인석 주변에 모여서 간단한 얘기를 주고 받았고, 이 때 반대편에 서 있던 박용오 전 회장은 동생쪽을 쳐다봤지만 불과 3∼4m 떨어진 동생들을 끝내 외면했다.

굳은 표정으로 1분여간 서 있던 박용오 전 회장이 법정에서 나와 법원청사 정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고 뒤이어 나온 박용성 전 회장은 형이 공소사실을 부인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거기 가서 물어보라"며 퉁명스럽게 말하고는 뒷문으로 걸어나갔다.

임주영 기자 zo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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