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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봉사 활동 잘하는 수십만 ‘새마을’ 회원들 활용해야죠”

등록 2018-03-28 19:01수정 2018-03-28 21:36

[짬] 새마을운동중앙회 정성헌 회장

정성헌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은 회장이 되기 전에는 새마을운동은 폐기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비판적이었지만 폐기론자는 아니었다”고 답했다. “디제이 정부 들어서 큰 단체에 대한 운영비 보조는 없어졌어요. 사업비 보조만 받습니다. 중앙회도 지난해 100억 이상 되는 운영비 가운데 24억 원을 빛을 내 썼더군요.”
정성헌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은 회장이 되기 전에는 새마을운동은 폐기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비판적이었지만 폐기론자는 아니었다”고 답했다. “디제이 정부 들어서 큰 단체에 대한 운영비 보조는 없어졌어요. 사업비 보조만 받습니다. 중앙회도 지난해 100억 이상 되는 운영비 가운데 24억 원을 빛을 내 썼더군요.”

정성헌(72) 한국디엠제트(DMZ)평화생명동산 이사장은 평생 운동가의 삶을 살았다. 고려대 1학년 때 한-일 국교 정상화 반대 시위에 뛰어들어 옥고를 치렀다. 대학을 나온 뒤엔 농업과 농촌이 사회의 기본이라는 생각에 농민운동에 투신했다. 1977년 가톨릭농민회에서 맡은 첫 보직이 협동사업부장이었다. ‘5공’ 땐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등의 핵심간부로 일하며 민주화의 주춧돌을 놓았다. 90년대 이후엔 평화생태 운동에 힘써왔다. 2009년 강원 인제에 평화·생명 교육장이자 체험장인 평화생명동산을 만들어 이끌어왔다.

그가 최근 뜻밖의 직책을 맡았다. 대표적 관변단체인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에 오른 것이다. 27일 경기 성남시 중앙회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지난여름 민주화 운동 선후배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마을운동이 중요한데 그동안 너무 간과했다’는 말이 많이 나왔어요. 그 자리에서 여럿이 현장과 공동체 경험이 풍부한 제가 (중앙회장을)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당시엔 못 한다고 했는데, 그 뒤로 (자리를 맡아달라는) 간곡한 요청이 와 받아들였죠.” 중앙회의 주무 부처는 행정안전부다. “자리를 고사하려고 했더니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선배님 인품과 사상을 아니 그냥 하세요’라고 하더군요. 더 이상 거절하지 못했죠.”

그는 70년대부터 오랜 기간 새마을운동을 지켜봐왔다며 “바깥에서 보는 것과 실제 보는 게 많이 다르다”고 했다. 새마을운동에 대한 이해가 이념적이거나 과거 역사의 단면만 보는 사례가 많다는 얘기다.

강점을 우선 설명했다. “이마다 새마을운동 지도자가 남녀 한명씩 있어요. ‘남의 일’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죠. 동네 대동회도 새마을부녀회에서 닭 잡고 해서 돌아가요. 봉사활동을 제일 잘하는 사람들이죠. 새마을운동 지도자·회원 208만 가운데 봉사 정신이 왕성한 분이 20만~30만명 정도 됩니다. 자부심도 있어요. 올바른 목표와 과제가 제시되면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인적 저력이지요.” 단, 중앙집권적 성격은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중앙회장 권한이 너무 커요. 회장이 수익사업을 한다 해도 견제 장치가 없어요. 마침 이번 중앙회장 선거 때 이 문제를 거론하며 출마 뜻을 밝힌 회원이 계셨어요. 선거 뒤 이분과 따로 만나 회장 횡포를 막을 방안을 들었죠. 대부분 맞는 얘기더군요. 고치자고 했죠.”

한일수교 반대시위 옥고 ‘6·3세대’
70년대 농민운동 거쳐 민주화 앞장
지난 10년 디엠제트 평화생명동산 일궈

‘현장·공동체 경험 풍부한 적격자’
시민사회·행안부 장관 강권에 ‘수락’
“중앙회장 권한 줄이고 협력자 자임”

그가 생각하는 새마을운동의 방향이 궁금했다. “운동이란 그 시대의 절실한 문제 해결 노력이죠. (새마을운동이 출발한) 70년대는 절대빈곤에서 벗어나기였죠. 지금은 생태계가 위기입니다. 4월에 한 번 피던 개나리가 지금은 10월에 한 번 더 핍니다. 토종벌 97%가 죽었답니다. 생명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만 인간도 갑니다.”

그는 “인간이 노력해도 안 되는 임계점까지 다다른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 늦지 않았다고 했다. “노력하면 살릴 수 있다는 걸 제가 경험으로 확인했죠. 인제에서 유기농 생태농업에 힘을 쏟으니 3년 만에 반딧불이 보였어요.” 그는 90년대 우리밀 살리기 운동도 주도했다.

실행 방안 중 하나로 ‘화석 연료 덜 쓰기 운동’을 제시했다. “농사와 태양광 발전을 함께 하려면 농지가 700평은 되어야 하더군요. 농민들이 농지를 활용해 태양광 발전을 하도록 교육할 계획입니다.” ‘전기 덜 쓰기 운동’이나 ‘유기농법 확대’ 등도 마찬가지다. “유기농 사업은 한살림이나 아이쿱 협동조합이 잘하고 있죠. 이들과 협조할 겁니다.”

중앙회 자료를 보니, 지난해 5월 현재 새마을 지도자는 18만, 회원은 189만을 넘는다. 시·군·구 새마을회(지회) 외에 새마을부녀회·새마을문고·새마을금고 등 5개 회원단체가 있다. 구상을 어떻게 실행할지 물었다. “중앙회에 와보니 그동안 (직원들이) 자유롭게 발언할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게 중요해요. 운동의 주인공은 현장지도자와 중앙회 시·군·구 직원들입니다. 이들이 한 덩어리가 되면 성공하죠. 회장은 조정 혹은 협력자가 돼야죠. 직원들과 자유롭게 이야기한 뒤 ‘당신들이 하라’고 말합니다.”

박근혜 정부는 새마을운동의 국외 전파에 적극적이었다. ‘새마을운동 세계화 공적개발(ODA)’ 사업을 통해 저개발국 원조를 했다. “새마을운동의 글로벌 전파는 좋아요. 하지만 문제도 있어요. 원조는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바탕에 깔려야 해요. 사업도 그들이 주도하도록 해야 합니다. 전쟁 뒤 우리가 미국에서 최대 원조를 받았지만 기억은 오히려 네덜란드, 스웨덴, 독일이 남아요. 이 나라들은 농민운동이나 소비자협동조합운동, 산림녹화운동에서 우리를 도왔어요. 돈이라는 수단과 궁극 목표를 혼동해선 안 됩니다. 전통문화를 경시하고 속도 위주로 추진해 공동체가 느슨해지거나 해체된 (새마을운동의) 부작용도 함께 얘기해야 합니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치유형 적폐청산’이란 말을 꺼냈다. “우리 사회가 큰 병에 걸렸어요. ‘3대 병’입니다. 60년대부터 압축적으로 잘 살아 보자고 노력했죠. 3대쯤 지나니 먹고살 만은 합니다. 그런데 젊은이들이 큰 뜻을 갖지 못하고 개별화됩니다. 서로 이야기도 하지 않아요. 정치권이나 교수들도 눈치만 보죠. 좀 더 근본적이고 종합적으로 접근해야죠. 정치와 교육을 뜯어고치는 게 기본이겠죠. 나 스스로는 교육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이 ‘나는 누구인가’도 가르쳐야 해요. 사회적이면서 우주론적 존재인 나에 대해서요.”

글·사진 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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