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피고인을 징역 24년 및 벌금 180억원에 처한다.” 국정농단의 시작과 끝, 박근혜(66)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는 6일 대기업으로부터 236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의가중처벌법의 뇌물) 등을 받는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함부로 남용해서 국정을 혼란에 빠뜨리는 불행한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범죄 사실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이 하나둘씩 밝혀지면서 국정질서는 큰 혼란에 빠졌고 대통령 파면까지 이르게 되었고 이 사태의 주된 책임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된 지위와 권한을 사인에게 나눠진 피고인과 이를 이용해 국정을 농단하고 사익을 추구한 최순실에게 있다”며 “그럼에도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그 책임을 주변에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날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씨와 공모해 삼성·롯데·에스케이로부터 236억원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하고, 31개 대기업에서 미르·케이스포츠재단 출연금 774억원을 강제모금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강요)를 유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삼성에서 재단 출연금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명목으로 받아챙긴 220여억원(제3자뇌물)은 뇌물로 인정받지 못했다. 재판부는 또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행위에 대해서도 “정치이념이 다르다고 배제한 것은 위헌적 조치”라며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공모해 지원 배제한것은 직권남용, 강요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소은 김민경 기자
soni@hani.co.kr
[6보] 법원, 박근혜 전 대통령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유죄
노태강·1급 공무원 사직강요도 유죄
공범 재판서 부정된 강요죄도 인정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1월23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행위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법원이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는 6일 박 전 대통령 선고공판에서 문체부 산하 위원회 직원들에게 특정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배제를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치이념이 다르다고 해서 지원을 배제한 것은 위헌적 조치”라며 이같이 판단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박 전 대통령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장이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공모해 지원배제 명단 적용에 소극적이던 문화체육관광부 1급 공무원 3명(최규학·김용삼·신용언)의 사표 제출을 요구한 혐의(직권남용·강요)도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세공무원은 특별한 업무상 과오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실장급 공무원을 한꺼번에 면직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세 사람에 대한 사직 요구는 객관적·합리적 이유없이 블랙리스트 집행에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자의적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박 전 대통령이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통해 노태강 전 문체부 1차관의 사표 제출을 강요한 혐의(직권남용·강요)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부는 “노태강은 사직서 제출을 거부하면 동료나 부하에게 피해갈까 두려워서 사직서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했다”며 “사직을 요구한 것은 노태강에게 또 다른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일으켜 사직을 강요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재판부는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1급 공무원 사직 강요’, ‘노태강 사직 강요’에 적용된 강요죄도 함께 유죄로 판단했다. 앞서 공범인 김기춘 전 실장이나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김상률 전 수석,등은 1·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강요죄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2015년 5월7일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5보] 박근혜, 이재용에게서 73억 뇌물 수수…제3자 뇌물은 무죄
정유라 승마지원 약 73억원 유죄 판단
“승계작업 등 부정한 청탁 없다”
미르·케이·영재센터 지원은 무죄
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서 약 73억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삼성에 미르·케이(K)스포츠 재단과 한국동계스포츠 영재센터에 출연하도록 한 220억2800만원은 무죄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부 김세윤)는 6일 “피고인은 국정 전반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 이 부회장에게 요구해 용역대금 명목으로 거액의 돈을 받아 뇌물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최순실과 공모해 받은 코어스포츠 용역 대금 36억3400만원을 유죄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살시도, 비타나, 라우싱도 최순실이 처분 권한을 가지고 있어 (말값) 36억5900만원도 유죄로 충분히 인정된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씨와 공모해 정유라씨의 승마지원 명목으로 삼성에서 뇌물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은) 오랜 기간 사적 친분을 유지했고 최순실이 국정운영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최순실로부터 삼성에 대한승마협회를 맡겨야겠다고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고, 피고인은 이 부회장과 단독면담에서 승마협회장을 맡아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은 최순실로부터 삼성이 승마지원을 안 한다는 얘기를 듣고 대한승마협회 활동 관련해 질책하며 임원 교체를 요구했다”고 재판부는 인정했다.
이 부회장의 2심과 달리 말 세 마리도 뇌물로 인정했는데, 재판부는 “박원오는 삼성이 마필위탁계약서를 요구하자 ‘이재용이 말을 사준다고 했지 언제 빌려준다고 했느냐. 박상진을 독일로 당장 오라고 했다’며 최순실이 화를 냈다고 말했다. 박상진은 말 몇 마리 사주면 된다고 얘기했는데, 이런 상황을 보면 최순실과 박상진 사이에 말을 최순실 소유로 볼 수 있다는 의사 합치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승계작업이나 삼성의 개별현안은 부정한 청탁으로 인정하지 않아 한국동계스포츠 영재센터와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지원은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이 부회장의 단독면담 기준으로 보면 해결되거나 한 점 등 보면 개별현안에 대해 삼성에 명시적 묵시적 청탁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승계작업 추진되고 있더라고 피고인이 뚜렷이 인식하고 대가관계 인식했다고 보기도 어려다”고 밝혔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4보] 법원 “박근혜, 롯데 70억 제3자 뇌물수수 유죄”
최태원 SK 회장에 요구한 89억원도 유죄
“대가관계 인식 있었다”고 판단
‘최순실 게이트’ 연루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70억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월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서 70억원의 제3자 뇌물을 받은 혐의가 법원에서 인정됐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최태원 에스케이(SK) 회장에게 89억원을 비덱스포츠 등에 지원하도록 요구한 혐의도 유죄로 판단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는 6일 “2016년 3월14일 단독면담에서 피고인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이에 명시적인 청탁이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피고인과 신동빈 회장 사이에는 롯데 월드타워 면세점 재취득에 대한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롯데그룹은 2016년 5월 6개 계열사를 동원해 케이(K)스포츠 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재판부는 지난 2월 신 회장의 뇌물 공여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바 있다.
재판부는 “호텔 롯데의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서는 면세점 특허 재취득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고, 2016년 3월11일 신 회장이 안종범 경제수석과의 오찬에서 면세점 관련 애로사항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안 전 수석은 오찬 뒤 피고인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은 “단독면담 시 케이스포츠 재단 추가 지원을 요구했다”며 “추가 출연 기업은 롯데그룹이 유일해 신 회장도 롯데 현안에 대한 피고인의 직무상 영향력이 롯데에 유리한 방향으로 행사될 것이라는 기대로 재단 지원을 결정했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 “2016년 2월16일 최태원 회장과 피고인의 단독면담에서 최 회장은 동생(최재원 에스케이 부회장)의 가석방, 헬로비전 합병 등에 대해 얘기했고 피고인은 가이드러너 사업 등의 협조를 구했다”며 “피고인은 에스케이 현안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어 대가관계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단독면담 직후 가이드러너 연구용역 제안서는 최순실의 지시로 재단 직원이 작성했고, 케이스포츠재단 직원 모두 최순실이 에스케이와 얘기돼 있으니 지원 요청하라고 한 점을 보면 공모관계는 충분히 인정된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3보] 법원, 박근혜 ‘최순실에 청와대 문건 유출’ 유죄
최순실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피시(PC)에서 발견된 최씨 사진. <제이티비시> 화면 갈무리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을 통해 최순실씨에게 청와대 비밀문서를 넘긴 혐의에 대해 법원이 유죄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는 6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의 명시적·묵시적 지시에 따라 정호성이 최순실에게 문건을 보내준 것으로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드레스덴 연설문’, ‘국무회의 말씀자료’, ‘대통령 해외순방 일정표’, ‘장·차관 인선안’ 등 청와대 비밀문건 47건을 민간인인 최씨에게 유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를 받는다. 재판부는 이가운데 33건의 문건에 대해서는 합법적 압수물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에 의해 33건의 문건을 압수했지만, 해당 문건들이 영장에 기재된 물건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공범으로 앞서 재판에 넘겨진 정 전 비서관은 1·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2보] 법원 “박근혜, 미르·K재단 출연 직권남용·강요 유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시발점이 된 미르·케이(K)스포츠 재단 출연 강요에 유죄가 선고됐다. 박 전 대통령은 16개 기업으로부터 미르재단에 486억, 15개 기업으로부터 케이스포츠 재단에 288억원의 출연금을 납부하도록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는 6일 “최순실로 하여금 재단 운영을 실질적으로 좌우할 수 있도록 해 출연 기업의 재산권, 기업 경영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했다”며 “피고인이 대통령으로서의 직권을 위법 부당하게 행사했다고 볼 수 있어 직권남용죄는 유죄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2015년 10월19일 리커창 중국 총리 방한에 맞춰 재단 설립을 서두르라고 안종범 전 경제수석에게 지시했다. 안 전 수석의 지시를 받은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들은 기업들에게 ‘대통령 관심사항’, ‘수석 지시사항’이라면서 하루 이틀 내에 출연을 결정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씨에게 실제 재단 운영을 맡겼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재판부는 “미르재단 명칭은 최순실이 정했고 임원진도 최순실이 추천한 사람으로 임명됐다. 미르재단 재산비율은 최순실이 원했던 대로 처분이 쉬운 보통재산 비율이 훨씬 높게 정해졌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강요 혐의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대통령과 경제수석은 기업 존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대통령과 경제수석의 권한을 두려워한 게 아니라면 출연 요구 취지를 검토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업들이 적지 않은 금액의 출연을 결정할 수 없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출연 관계자들도 피고인이 요구한 사실이라고 들어 불이익을 염려해 출연했다고 했다”며 “명시적인 협박 없었더라도 출연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불이익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강요죄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1보] 박근혜 1심 선고 시작됐다…사상 첫 티브이 생중계
박 전 대통령 ‘건강 이유’로 끝내 불출석
재판부 “국민의 알권리 고려해 중계 허용”
6일 오후 2시10분 시작된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선고공판이 텔레비전을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박근혜(66)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부의 첫 판단이 시작됐다.
6일 오후 2시10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공판이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렸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건강을 이유로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서울구치소를 통해 법원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피고인석이 덩그렇게 비어 있는 장면이 온나라에 생중계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법정 촬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우리 재판부는 피고인의 권리를 감안하더라도 사안의 중대성과 역사적 의미, 국민의 알 권리 등을 고려해 생중계를 허용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한동훈 3차장검사, 김창진 특수4부 부장검사 등 9명이 검찰석을 채웠다. 국선변호인 가운데서는 조현권·강철구 변호사가 나왔다.
선고가 진행되며 법원 주변에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있다. 박 전 대통령 무죄를 주장하는 일부 지지자들은 ‘대통령은 죄가 없다’, ‘박근혜 대통령을 구제하자’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또 오후 2시부터는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와 일부 보수단체 지지자들이 법원 근처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최종 유·무죄 판단과 형량은 오후 늦게야 나올 전망이다. 같은 재판부는 지난 2월13일 최순실씨 선고에서 재판 시작 2시간10여분 만인 오후 4시20분께 최종 주문을 말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