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삼성서비스 지회장 “주검 탈취, 일초일초 정지 화면처럼 남아있다”

등록 2018-04-11 18:05수정 2018-04-11 18:36

검찰, 삼성 ‘노조와해 의혹’ 관련 나두식 지회장 등 조사
“노조 만들어 노예 같은 삶 버릴 수 있었다는 꿈이 있었지만…”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지회장이 11일 오후 삼성의 노조파괴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지회장이 11일 오후 삼성의 노조파괴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 5년이라는 시간이 저한테는 일초일초 정지된 화면처럼 그렇게 서 있습니다.”

11일 오후 삼성의 ‘노조와해 공작 의혹’과 관련한 피해자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은 힘겹게 힘을 뗐다. 그는 4년 전인 2014년 5월14일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와해 공작에 저항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염호석 조합원의 주검 탈취 관련한 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았다. 그는 당시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장례방해 혐의 등으로 법원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나 지회장은 “주검 탈취에 온몸으로 저항하다 구속됐고, 오늘 같은 사건의 피해자로 이 자리에 나왔다”며 “그러나 오늘 이곳에 분노를 말하러 온 게 아니다. 내 기억 속에, 우리 조합원 기억 속에, 일초일초 정지된 화면처럼 남아 있는, 그 사실을, 진실을 이야기하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또 "노동조합을 시작하면서 노동 3권이라는 걸 처음 알았고, 이제는 노예 같은 삶을 버리고 내 삶을 살 수 있겠다는 꿈과 희망이 생겼었다. 그러나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로) 조합원 300~400명이 탈퇴하면서 이 꿈이 무너져 내렸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입은 옷을 주목해달라고 하기도 했다. 나 지회장은 “이 옷에는 삼성전자 마크와 삼성전자서비스라는 명칭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제가 입고 있는 작업복에는 삼성 마크와 삼성전자서비스라는 이름이 없다”며 “노동 출범과 동시에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지만, 그것이 수시 근로감독으로 바뀌었고 그 감독마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2013년 9월 노동부는 삼성전자서비스에 대한 수시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하며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종합적으로 보면 불법파견이 아니다”라고 발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검찰과 노동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검찰 스스로가 적폐청산을 얘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주검 탈취 문제, 검찰이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문제에 대해서도 짚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노동부를 향해서도 “부당노동행위 관련 자료는 2014년부터 축적돼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고용노동부에 가지 않았다”며 “가봤자 무혐의로 나오는 게 너무 확실해 기대감이 없어서 안 갔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2월 부천센터가 노조에 신규가입했다. 이 당시에 원청에 삼성전자서비스가 '너희 불만이 뭐냐'라며 노무 관리를 한 녹취도 가지고 있다. (부당노동행위가) 현재까지 이뤄지고 있던 것“이라며 “그러나 이걸 제출했을 때 인정되지 않는다는 현실의 벽에 부딪혔기 때문에 제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김성훈 부장검사)는 이날 나 지회장 등 노조관계자 2명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그동안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공작 피해사례를 들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