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정부가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실내 공기질 개선을 위한 미세먼지 대책을 내놨지만, 유독 어린이집만 빠져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5일 ‘학교 고농도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실내 공기질을 강화하기 위해 초미세먼지 기준을 신설한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유치원과 학교 교실의 피엠2.5(PM은 미세먼지, 숫자는 직경을 나타냄) 이하 ‘초미세먼지’ 기준 농도가 35㎍/㎥ 이하로 내려갔다. 이는 ‘유지·관리기준’으로 시설장은 이런 기준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반면, 어린이집의 초미세먼지 기준은 현재 70㎍/㎥ 이하다. 더욱이 이는 ‘권고기준’일 뿐이다. 강제성이 없다. 초등학생이나 유치원생보다 미세먼지에 취약한 아이들의 생활공간에 적용되는 기준이 더 느슨한 것이다.
이런 차이는 유치원 및 초·중·고교와 어린이집의 실내 공기질 기준이 각기 다른 법으로 관리된다는 점에서 비롯한다. 유치원과 초·중·고교는 ‘학교보건법’, 어린이집은 ‘실내공기질관리법’의 적용을 받는다. 소관부처도 다르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학교보건법은 교육부 소관이다. 반면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가, 실내공기질관리법은 환경부가 담당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어린이집 실내 공기질 기준을 강화하려면 환경부가 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공을 넘겼다. 환경부는 현재 기준이 느슨하지 않다는 태도다. 환경부 관계자는 “학교보건법에 따른 초미세먼지 측정은 24시간 이뤄지고, 실내공기질관리법상 초미세먼지 측정은 시설 이용자가 활동하는 시간을 포함해 6시간 동안 측정하기 때문에 유치원·학교보다 어린이집 미세먼지 관리 기준이 약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에 대책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대다수 어린이집이 이런 초미세먼지 권고기준조차 적용받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실내공기질관리법 적용 대상은 연면적 430㎡를 넘는 시설물이다. 서울의 경우, 전체 어린이집 6246개(지난해 11월 기준) 가운데 430㎡를 넘는 곳은 12%(755개)에 불과하다. 88%에 이르는 어린이집이 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이 사실상 없다 보니, 어린이집의 미세먼지 관리는 지방정부의 손에 맡겨지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현재 어린이집 공기청정기 등 공기정화장치 보급 사업을 벌이고 있다. 다만,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이 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서울과 인천·경기·세종은 어린이집 공기정화장치 설치율이 80%를 넘었으나, 광주와 제주는 20%대에 그쳤다.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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