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항소심 첫 불출석…‘증인신문 거부’ 박상진은 구인 결정

변호인 “최순실 건강 안 좋아 수술날짜 잡고 있다”
박상진 “심신 피폐해 정상적 진술 어려워” 불출석 사유서 제출
“엄중한 사건…법정 나올 의무 있다” 증인신문 뜻 밝혀

최순실씨가 2월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e-mail]

최순실씨가 25일 열린 항소심 재판에 ‘응급 상황’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법원은 이날 예정된 증인신문에 불출석 뜻을 밝혔던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구인하기로 결정했다.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김문석)는 이날 오전 최씨의 항소심 재판을 열고 삼성 합병 이후 순환출자 고리 해소 관련해 신영선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증인신문에 앞서 최씨의 변호인은 “건강이 안 좋아서 수술날짜를 잡고 있다. 진단서를 제출했고 수술 후 4~5일 정도 입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불출석했지만 증인이 나왔으니 증인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최씨가 항소심 재판에 나오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신 전 부위원장은 “삼성 합병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삼성물산 주식 1000만주를 처분해야 한다고 당시 정재찬 공정위원장이 결재하고 삼성에 통보했다. 그러나 청와대 요구에 따라 500만주 처분으로 바뀌었는데, 직원들은 대통령의 지시가 있거나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특검은 2015년 12월 공정위의 삼성물산 주식 처분 최소화 결정이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준 제3자 뇌물의 부정한 청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후 증인신문이 예정된 박 전 사장은 “증인 소환은 재판을 받는 혐의와 직접 관련된 일로 증언 거부 사유에 해당한다. 1심에서도 진술을 거부했고 수사와 재판으로 심신이 피폐해 정상적으로 진술하기 어렵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최씨 변호인은 “전직 대통령에게 24년형이 선고된 엄중한 사건이기 때문에 법정에 나올 의무가 있다. 삼성 뇌물 사건은 박 전 사장 진술로 거의 결판이 났는데, 다른 사람들과 진술이 너무 어긋난다”고 증인신문 뜻을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박 전 사장을 구인하도록 하고 5월9일 증인신문을 하도록 하겠다”고 결정했다.

김민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