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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쉼터만으론 부족…가출청소년에게 자립 터전을

등록 2018-04-25 17:03수정 2018-04-25 20:38

서울시 ‘위기10대여성 지원조례’ 시행
지원 부족해 5명중 1명 '생계형 성매매'
건강·교육·학업 등 자립 위한 종합 지원
서울시청소녀건강센터 나는봄에서 심리지원 프로그램 중 동물 보조 치료를 받고 있는 10대 여성의 모습. 나는봄 누리집 갈무리
서울시청소녀건강센터 나는봄에서 심리지원 프로그램 중 동물 보조 치료를 받고 있는 10대 여성의 모습. 나는봄 누리집 갈무리
성은이(가명·16)는 가정불화로 중1 때 가출했다. 가출 청소년을 보호하는 청소년 쉼터에 들어갔지만, 이내 나왔다. 쉼터에서는 여러 프로그램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했고, 휴대전화도 자유롭게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거리로 나온 성은이가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결국 그가 선택한 일은 성매매였다.

수민이(가명·19)도 중1 때인 2015년 가출해 쉼터에 입소했지만, 쉼터에서 만난 언니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아 퇴소했다. 거리 생활을 시작했고, 먹을 것과 잠잘 곳이 없자 채팅앱을 통한 ‘조건만남’으로 돈을 마련했다.

이들처럼 가출로 인한 거리 생활과 성매매 등으로 내몰리는 청소년을 돕기 위해 서울시가 나섰다. 시는 가출, 성매매 등 위기에 놓인 10살 이상 19살 이하 여성을 지원하는 ‘서울특별시 위기 십대 여성 지원 조례’를 다음달 3일부터 시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위기에 처한 십대 여성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할 의무가 지자체에 있음을 명시한 조례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살 곳을 정하지 못한 가출 청소년들이 새벽 서울의 한 지하철역으로 내려가고 있다. 김미향 기자
살 곳을 정하지 못한 가출 청소년들이 새벽 서울의 한 지하철역으로 내려가고 있다. 김미향 기자
지난 13일 서울시의회를 통과한 이 조례는 가출했거나 성매매 피해를 경험한 여성 청소년의 건강, 교육, 자립에 대한 종합적 지원을 담고 있다. 서울시는 그동안 근거 법령이 미비해 십대 위기 여성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유형의 시설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원미혜 서울시 늘푸른여성팀장은 “숙식해결 위주의 청소년 쉼터뿐 아니라 건강, 학업, 직업훈련 등 다양한 형태의 종합 지원이 있어야 위기의 10대 여성이 자립할 수 있다. 이번 조례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시설에 대한 지원 근거를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5월부터 조례가 시행되면, 서울시는 그동안 운영해온 맞춤형 대안학교인 ‘늘푸른자립학교’를 십대 여성이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위기청소년의 경제적 자립을 도울 예정이다. 5년 전 문을 연 십대 여성 일시지원센터인 ‘나무’도 일반 카페처럼 이용 접근성을 높이고, 야간에도 위기에 놓인 청소년들이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해 긴급구조를 활성화한다. 이밖에 시는 가출 청소년 성매매 방지 특별전담실, 소녀돌봄약국 등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한편, 가출했거나 학교를 그만둔 여성 청소년들은 각종 지원책이 미비해 생계형 성매매에 유입되는 실정이다. 2015년 서울시의 ‘가출 청소녀 실태조사’에서 가출한 십대 여성 218명 중 18.3%가 ‘성매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성매매를 하게 된 이유는 ‘돈이 필요해서’(66.7%), ‘잘 곳이 없어서’(46.2%), ‘배고파서’(28.2%) 등 대부분 숙식해결을 위한 생계형 성매매였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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