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미대 가면 남자들이 좋아해서 결혼 잘 할 수 있다고 했고, 공부 열심히 해야 의대생과 결혼해서 아이 잘 기를 수 있다는 말을 했다”, “여학생 속바지를 단속하던 선생님께 이유를 묻자 ‘너희 나이때 남자애들은 성욕이 왕성할 때라 너희들이 조심해야지’라는 말을 들었다”, “학교에서 치마 밑에 체육복을 못입게했다. 심지어 수학여행때 여자애들만 교복치마를 입고 등산했었다”, “같은 반 친구중에 짧은 머리를 한 여자애가 있었는데, 몇몇 선생님들은 그 애를 보며 항상 ‘너도 네 안에 숨겨진 여성성을 깨워야 하지 않겠니’라고 말했었다.”
한국여성민우회가 오는 스승의날을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학교에서_겪은_성차별’ 해시태그 통해 모은 사례들이다. 학교 안에서 선생님에게 들었던 차별적 발언부터, ‘여학생이라서’ 허용되지 않았던 규율까지 여성들이 겪었던 다양한 성차별은 하나의 공감대로 수렴한다. “그런데, 다들 이런 경험 있지 않아?”
여성민우회는 “15일 스승의날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페미니스트 선생님들을 응원하는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서울 홍대, 경기도 고양, 강원도 춘천등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이번 캠페인에서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학교에서 당한 성차별 경험을 모으고, 페미니스트 선생님에 대한 응원과 지지의 메시지를 모을 예정이다. 캠페인을 기획한 민우회 이윤소 활동가는 “10대 여성들이 겪은 성차별 사례를 보면, 대부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겪은 차별적인 행동이나 발언이 많았다”며 “학내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성차별이 사라지기 위해선 페미니스트 선생님이 필요하고, 이들을 지지하는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민우회에서 제안한 ‘#학교에서_겪은_성차별’ 해시태그는 하루만에 트위터, 페이스북등에서 공유되고 있다. “신입생 오티때 한 선생님이 치마 규정을 알려주면서 ‘너희 치마 짧게 입으면 나야 사실 눈요기 되고 좋다’고 했었다’”, “체육선생님에게 생리통이 심해서 쉬겠다고 하니 짜증을 내며 ‘생리하는 걸 증명해라’라고 한 적이 있다”등 심각한 수준의 성차별 사례도 나온다.
해시태그로 등장한 ‘#학교에서_겪은_성차별’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민우회에서 지난해 발간한 ‘2017 성차별보고서’에서 10대 여성 235명의 응답을 따로 뽑아 간추린 내용을 보면, 10대 여성들이 성차별을 겪은 장소는 학교가 3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가족관계(26%), 대중매체(15%), 대중교통(14%)이 그 뒤를 이었다. 구체적으로 학교에서 격은 성차별로는 ‘복장이나 행동규제·외모지적’이 26%로 가장 많았고, ‘교사의 성차별 발언’(24%), 성별에 따른 역할차별(20%)이 그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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