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 2심도 징역 3년

등록 2018-05-18 15:25수정 2018-05-18 15:39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징역 4년
김흥탁 모스코스 대표는 무죄 선고
“권력을 지닌 사람은 양날의 칼을 지닌 것과 같습니다. 권력을 휘두를 때 칼의 한쪽은 상대방을 향하지만 다른 한쪽은 자신을 향합니다. 정당한 목적과 절차로 공익을 위해 권리를 행사할 땐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신을 향하던 다른 쪽의 칼날은 자신을 향하게 되고 결국 자신을 베게 됩니다.”

18일 서울고등법원 형사 6부의 심리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등의 항소심이 열린 가운데, 오영준 재판장이 피고인석을 향해 꾸짖듯 말했다. 차씨와 송성각 전 콘텐츠진흥원장에 대해 항소 기각 사유를 설명하면서다. 하늘색 수의를 입고 피고인석에 앉은 차씨는 입을 꾹 다문 채 고개를 숙였다. 녹색 수의를 입고 나란히 선 송씨도 두 손을 포갠 채 고개를 떨궜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 6부(재판장 오영준)는 차은택(49)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송성각(60)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1심과 같은 실형을 선고했다. 광고회사의 지분을 강탈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차씨에겐 징역 3년을, 송 전 원장에게는 징역 4년과 벌금 5천만원, 추징금 4천700만원을 선고했다. 이날 김홍탁 모스코스 대표에게는 1심과 같은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해자 입장에서볼 때 높은 권한과 권력을 가진 피고인의 언행은 실질적으로 칼은 들지 않았지만 뒤에 칼을 든 것 같은 압박감과 부담감을 느끼고 행동하게 된다”며 “자유로운 영혼으로 창의력이 발휘되는 광고업계의 활동과 달리, 고위직에 올라 일정한 권한·지위를 가지면 처신은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피고인의 억울함은 이런 차이점에 대한 인식이 분명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차씨와 송씨의 잘못을 지적하며 ‘지기추상 대인춘풍’이라는 어구를 인용하기도 했다. 이 어구는 ‘자신을 대할 때 가을서리처럼 엄하게,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따뜻하게 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차씨와 송씨는 “부당한 의도, 부당하게 사익을 취할 의도가 없었다”며 “피해자가 압박감을 느끼지 못했다고 생각했고 이런 행동이 사회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행위라고 생각해 위법성이 없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지난해 11월 1심은 차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바 있다. 송 전 원장은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5천만원, 4천700여만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김홍탁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차씨는 최순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케이티 황창규 회장을 압박해 자신의 지인 이동수씨를 채용하게 하고 보직 변경을 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가 운영하는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를 케이티 광고대행사로 선정하도록 강요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윤 대통령 부부 의혹은 빼고…검찰, 명태균 구속영장 청구 1.

윤 대통령 부부 의혹은 빼고…검찰, 명태균 구속영장 청구

서울대, ‘윤석열 퇴진’ 대자보…“불공정과 비상식의 대명사” 2.

서울대, ‘윤석열 퇴진’ 대자보…“불공정과 비상식의 대명사”

집회 짓밟고 ‘윤석열 퇴진 투표’ 옥죄고…비판 입틀막 정권 3.

집회 짓밟고 ‘윤석열 퇴진 투표’ 옥죄고…비판 입틀막 정권

위기의 윤 정부 ‘공안 정국’ 조성…검찰, 주말 집회 4명 구속영장 4.

위기의 윤 정부 ‘공안 정국’ 조성…검찰, 주말 집회 4명 구속영장

‘유령’에서 이제야 자격 얻었는데…산재로 꺾인 ‘이주민 청년’의 꿈 5.

‘유령’에서 이제야 자격 얻었는데…산재로 꺾인 ‘이주민 청년’의 꿈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