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후보에게 묻는다]
① 이춘희 더불어민주당 세종시장 후보
“야당이 대선 때 약속 깨고 지방선거 개헌 좌초”
“시민 참여와 자치를 세종시의 라이프스타일로”
노무현 정부 때부터 중책 맡아온 ‘세종시 설계자’
이춘희 더불어민주당 세종시장 후보는 <한겨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세종시의 최대 관심사인 행정수도 개헌 무산에 대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책임을 이야기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 개헌안에 수도 조항 신설이 제시됐다. 더불어민주당도 행정수도 개헌을 당론으로 정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일부 야당은 대통령 선거 때의 약속을 깨고 지방선거 개헌을 좌초시켰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한국당은 지난 대선에서 약속한 6월 개헌을 반대해 무산시켰고, 자체 개헌안에서는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특별시’라는 조항을 넣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가 끝나는 데로 다시 행정수도 조항을 포함한 개헌에 온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차기 총선 때 개헌을 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올해 내 재점화 해야 한다. 선거 직후 문재인 대통령, 이해찬 국회의원, 민주당과 함께 행정수도 개헌 논의의 불씨를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어 “여야 합의를 통한 개헌을 추진하고, 후속 조처로 행정수도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에 국회와 대통령 집무실 설치하고 감사원과 여성가족부 등도 추가로 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국제기구 유치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행정수도 건설 외에 이 후보가 내세운 공약은 ‘시민 참여’가 바탕이다. 그는 시민 스스로 시정에 참여해 결정하고, 직접 실천하는 ‘시민주권 특별자치시’를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후보는 “참여와 자치는 세종시의 정체성이자 독특한 문화다. 이것이 세종시민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생활 양식, 세종시의 라이프스타일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마을 조직, 재정, 입법, 계획 등 4개 분야 10개 주민자치 시민권리 선언을 발표했다.
세종시의 당면 현안으로는 △행정수도 개헌과 행정수도 특별법 제정 △지속가능한 경제적 기반 조성 △아이 키우기 좋은 안전한 도시 조성 등을 꼽았다. 이 후보는 “무상급식처럼 보육·교육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사회책임 도시,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도시, 아동과 여성이 행복한 안전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2008년 건설교통부 차관으로 공직 생활을 은퇴했다. 그러나 신행정수도건설추진지원단 부단장과 첫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등을 맡아 ‘세종시의 설계자’로 불린다. 2012년 초대 세종시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의 고배를 마신 뒤 2014년에 치러진 선거에서 2대 세종시장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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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송아영 자유한국당 세종시장 후보
“지난 대선 때 당이 약속한 것 지킬 것”
구도심인 조치원 내 청년창업지구 운영
도시 전체 도로망 재설계, 교육환경 개선
“행정수도 헌법 명문화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송아영 자유한국당 세종시장 후보는 <한겨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춘희 후보가 헌법에 행정수도가 명시되지 않은 대통령 개헌안을 받아들였다는 점을 공격했다. 송 후보는 “대통령 개헌안에는 ‘수도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는 막연한 수도 조항만 포함됐을 뿐 세종에 대한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표심을 얻기 위해 명문화를 약속했던 정치인 모두가 선거가 끝나고 말을 아끼기 바쁘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 개헌안을 ‘타협안’으로 규정하고 자신을 행정수도 헌법 명문화를 이뤄낼 유일한 후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정작 그가 속한 자유한국당은 당론으로 수도가 서울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개헌안에 명시했다. 사실상 세종시로의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송 후보는 “지난 대선 때 홍준표 대표도 행정수도 건설을 약속했다. 우리 당이 먼저 원칙과 약속을 이행해 진정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는다. 저의 모든 것을 걸고 자유한국당이 행정수도 헌법 명문화를 당론으로 채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송 후보는 원도심과 신도심의 균형발전 문제를 놓고도 현 시장인 이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현재 방식처럼 발전하는 신도심에 맞춰 원도심 환경을 조금씩 개선하려는 것으로는 누구도 만족하게 할 수 없다. 임시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세종시 전역을 대상으로 한 분명한 비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통 문제를 놓고도 ‘세종시 설계자’로 불리는 이 후보와 각을 세웠다. 그는 “차 없는 도시로 계획됐지만 불편한 대중교통 탓에 오히려 차 없이 이동하기 어렵고, 도로가 좁게 설계돼 교통 체증도 심각하다. 장기적으로 도시 전체의 도로망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면 현안으로 교육환경 개선을 꼽았다. “아이들이 공부하고 싶다면 언제나 배울 수 있게 시가 나서서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송 후보의 각오다. 이를 위해 그는 시립 ‘글로벌인재양성관’과 ‘학습전략상담센터’를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송 후보는 세종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한국영상대 음악과 교수를 하다 2005년 국민중심당 창당준비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정치에 첫발을 내디뎠다. 2012년 19대 총선에선 자유선진당 비례대표 5번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당이 새누리당과 합당한 이후에는 새누리당 세종특별자치시당 대변인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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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허철회 바른미래당 세종시장 후보
소음·미세먼지·네거티브 없는 ‘3무 선거운동’
아침이 있는 삶, 집 주차장 공유형 전기차 등
”저는 기성 정치인과 똑같아지고 싶지 않습니다.”
자신이 자전거를 직접 몰아 유세 수레를 끌고 다니는 허철회 바른미래당 세종시장 후보는 블로그에 이렇게 적고 있다. 38살의 젊은 정치인이라는 참신함을 무기로 내세우며 미세먼지를 내뿜는 유세 차량 대신 친환경 전기자전거를, 시끄러운 유세 음악 대신 손팻말과 대면 인사를 하고 있다. “소음과 미세먼지, 네거티브 없는 3무 선거운동”을 하는 허철회 후보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허 후보는 공약에서도 주로 세종시 젊은 맞벌이 부부들을 겨냥하고 있다. 그는 “세종시 평균연령은 36.7살로 구도시보단 훨씬 젊고, 다른 신도시보다는 몇살 많다. 이곳엔 젊은 맞벌이가 많다. 이들의 어려움 중 하나가 아침 출근 시간과 아이들의 등교 시간 문제”라며 “맞벌이에게도 아침이 있는 삶”을 약속했다. 그가 구상하는 방안은 초등학교에서 수업하기 전까지 아침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아이들에게 아침 도시락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그는 “여기에 사용하는 식재료는 지역 유기농 농산물을 사용해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도록 할 생각이다. 아침 도시락도 경력단절 여성이나 65살 이상 어르신을 채용하는 사회적기업 등에 맡겨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어린이를 위한 ‘365일 어린이날 세종시’를 공약했다. “대규모 지역 어린이 축제를 열고 뽀로로랜드 등과 같은 한국형 애니메이션 테마파크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10분 이내 작은 도서관 건립과 협동조합형 마을버스 확대, 마을단위 초등 방과 후 커뮤니티 개설 등도 그의 공약이다.
‘우리 집 주차장에서 빌려 타는 공유형 전기차’도 그의 공약 가운데 하나다. 허 후보는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필요할 때만 시간대별 요금을 지불하고 빌려 타는 공유형 전기차 서비스를 시행하겠다. 교통과 미세먼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허 후보가 일상적인 공약에 집중하는 것은 그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대학원을 졸업한 뒤 여의도연구소 청년정책담당 객원연구원,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 등을 지냈다. 2012년 청와대를 떠나 세종시에 정착한 이후 여러 해 동안 직업이 없는 생활을 해왔다고 한다. 그뒤 사회적기업 체리즈 창업, 귤 장사, 황금잉어빵 장사, 휴대폰 영업, 보험설계사, 세탁소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2016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나섰지만 공천을 받지 못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이춘희 더불어민주당 세종시장 후보. 이춘희 후보 선거캠프 제공
송아영 자유한국당 세종시장 후보. 송아영 후보 선거캠프 제공
허철회 바른미래당 세종시장 후보. 허철회 후보 선거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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