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갈등’ 서촌 궁중족발 사장, 건물주에 망치 휘둘러

2016년부터 임대료 둘러싸고 갈등
건물주 건물 앞서 1인 시위하다 둔기폭행
“건물주 욕설에 격분해 범행” 진술
경찰 “살인 고의 있었는지 조사중”

서울 종로구 서촌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가게 임대료 문제로 갈등을 빚으며 ‘젠트리피케이션’의 대표 사례로 지목된 ‘본가궁중족발’ 사장이 가게 건물주에게 망치를 휘둘러 경찰에 붙잡혔다. 임대차를 둘러싼 갈등이 둔기를 사용한 폭행사건으로까지 비화한 셈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서울 종로구 서촌의 궁중족발 사장 김아무개(54)씨를 살인미수와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김씨는 이날 오전 8시20분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길가에서 건물주 이아무개(60)씨와 주먹다짐을 하다 머리에 망치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3개월 전부터 이씨의 건물이 있는 청담동 인근에서 1인시위를 해왔다. 김씨는 이날 오전 이씨와 통화하던 중 이씨가 욕설을 하고 “구속시키겠다”고 하자 흥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이 사고로 이씨는 어깨와 손등에 염좌를 입고 머리에 상처를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을 지나가던 행인(58)도 다툼 과정에 넘어져 병원에 이송됐지만 큰 부상을 입진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는 2016년부터 이씨와 서울 종로구 서촌의 궁중족발 상가 임대료 인상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다. 2016년 1월 이 건물을 사들인 이씨가 보증금 3000만원, 월 297만원이었던 임대료를 보증금 1억원, 월 1200만원으로 네 배 가까이 올리자 김씨가 이에 반발한 것이다. 결국 이씨는 명도소송을 냈고 법원은 “건물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법 집행관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4일까지 총 열두 차례 강제집행을 시도했으나 김씨와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 활동가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궁중족발은 ‘젠트리피케이션’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돼왔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미수, 특수상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김씨가 이씨를 살인할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민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