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원 ‘학위장사’ 들통

30만원∼60만원 등록금만 내면 학·석사 졸업증…행정처장 구속

2003년 설립된 ㅎ신학원은 학·석·박사 학위 과정을 개설해 학생 46명을 모집했다. 이 신학원은 “시험 없이 면접으로 입학할 수 있으며, 단기간에 학점을 이수할 수 있다”고 광고했다. 그러고는 찾아온 이들에게 30만~60만원의 등록금만 받은 뒤 신학교·신학대학원 이름의 학·석사 졸업증을 내줬다. 현행 고등교육법상 대학교·대학원·전문대학·기술대학 과정을 이수하지 않으면 학·석·박사 학위를 수여할 수 없는데도 기준 미달자들에게 돈을 받고 학위를 판 것이다.

이 신학원은 또 지난달 초 미국 서부에 있다는 ㅎ대학교 총장 홍아무개씨와 짜고 국외 학위를 필요로 하는 송아무개씨 등 9명에게 학·석·박사 학위를 발급해줬다. 송씨 등은 1인당 100만~500만원을 내고 미국 학교에는 단 한 차례도 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졸업식만 치러 학사(4명)·석사(3명)·박사(1명)가 됐다.

서울동부지검은 2일 학위 과정을 개설해 단기교육만으로 학생들에게 졸업증을 발급한 혐의(고등교육법 위반)로 ㅎ신학원 행정처장 백아무개(36)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신학원 등 형태로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마치지 않고 학위를 취득하는 사례들이 많아 수사에 착수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다는 이 학교가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대학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은 ㅎ신학원과 비슷한 사례가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정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