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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북한은 ‘비핵화’의 강을 이미 건넜다”

등록 2018-06-19 16:44수정 2018-06-19 21:04

참여연대, 19일 ‘북미 정상회담 평가’ 토론회 열어
‘한국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주도해야’ 한목소리
“냉전적이고 반도에 갇힌 세계관을 버려야 한다”

북한 전문 기자인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는 19일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북한의 변화 속도를 우리가 못 따라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에 거대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비핵화’ 등과 같은 프레임에 얽매여 그 변화에 발맞추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다. 주 기자는 “우리의 소원이 언제부터 비핵화였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고, 교류 협력이다. 김정은(북한 조선노동당 국무위원장)을 잘 설득하면 엄청나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남북이 군대를 절반씩 줄이자고 해도 북한은 받아들일 것이다. 미국이 북한에 분쟁 지역에서 평화유지군 활동을 해달라고 해도 받아들일 것이다”며 “문제는 한국이 냉전적인 사고방식이 갇혀있어서 이런 창의적인 제안을 못 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을 ‘김정은이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 갔던 장면’으로 꼽았다. 김 실장은 “김정은이 마리나 베이 샌즈에 간 것은 북한 인민에게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보여준 것이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의미다. 김 실장은 “북한은 이미 강을 건넜다. 비핵화는 돌아갈 수 없는 수순이며 북?미 정상회담에서 CVID(검증할 수 있고 돌이킬수 없는 비핵화)가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실패했다는 평가를 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이미 결심한 비핵화에 걸맞은 대가를 약속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공동성명에 CVID가 언급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북한이 이번 평화 국면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데에는 박영자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뜻을 같이했다. 박 실장은 “그동안의 과정을 보면 김여정이 눈에 띈다. 김여정은 김정은이 마술쇼를 가는 것까지 챙기고 있다. 김정은이 김여정에게 의존하는 그림이 계속 나오는 것이다. 이건 김여정이 원해서 한다기보다 (이번 평화 국면에) 김씨 가문의 명운이 달렸기 때문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최근 모습을 ‘기만술’로 평가 절하할 수 없다는 취지다.

최근 논란이 되는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 우리나라 안보에 별다른 영향일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수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은 “한미 훈련 중단은 이미 판문점 선언에서 나온 이야기다. 판문점 선언 제2조가 남북이 군사적인 신뢰조처를 하겠다는 내용이다”라며 “한미 연합훈련이 중단이 문제라고 한다면 판문점 선언은 이행할 수 없는 것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현재 고민해야 할 것은 남북?북미 관계의 조화를 고민할 때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비핵화가 목적이고, 한국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 목적이다. 우리로서는 북한 비핵화가 됐다고 해도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 안 되면 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남북 관계의 프로세스를 제대로 만드는 것이다”라며 한국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동엽 실장 역시 한반도의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는 한국 정부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미국 쪽에서 우리나라 통일부나 외교부 쪽에 북핵 문제 해결 때까지 남북 경협 등 교류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고 한다. 각 부처도 이런 방침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말도 되지 않는 일이다. 그런 정신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미국 변수를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남북이 특수관계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교류 협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제재를 풀어주지는 못할 것이다. 개방해도 체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내부의 힘을 기르는 것을 우선 해야 하는 북한 입장에서도 제재가 완전히 풀리는 것을 당장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제재의 ‘틈’만 있으면 된다. 미국이 묵인하는 공간만 있으면 된다는 의미다. 김정은이 오늘(19일) 세 번째로 중국에 갔는데, 그건 미국의 묵인 아래 중국이 그 ‘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이 묵인의 공간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라며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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