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건물.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서울과 대구에서 청소년들이 같은 또래의 학생을 집단 폭행하는 등 강력 범죄가 벌어져 논란이 이는 있는 가운데 경찰청이 ’2018년 상반기 청소년 범죄 분석 자료’(분석 자료)를 18일 내놨다. 지난해 같은 기간(1월~6월)에 견주면 청소년 범죄의 전체 수는 줄었으나 폭력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의 숫자는 다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사이버 명예훼손’처럼 휴대폰 등을 활용한 범죄는 많이 늘어난 점이 주목된다.
‘분석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14~18살) 숫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만5427명에서 3만2291명으로 8.9% 줄었다. 다만 폭력범 비중은 30.4%에서 32.3%로, 집단적인 폭행이나 흉기 등을 사용했을 때 가중처벌을 하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자는 34.7%에서 35.1%로 다소 늘었다.
반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10~13살 사이 ‘촉법소년’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는 지난해 같은 기간 3167명에서 3416명으로 7.9% 증가했다. 촉법소년의 경우 절도 범죄는 감소하고, 폭력 범죄나 지능 범죄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학교 폭력은 지난해보다 5.7% 증가했다. 특히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한 모욕과 명예훼손 범죄나 강제추행과 같은 성범죄가 크게 늘었다. ‘언어폭력’ 입건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133명에서 275명으로 두배 이상 늘었으며, 성범죄 입건자는 750명에서 1124명으로 50% 증가했다. 반면 폭력 범죄를 저지른 학생들은 4459명에서 3962명으로 11% 가량 줄었다.
경찰 관계자는 “강력·집단범죄는 신속하게 수사하는 등 청소년 강력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 고위험 위기 청소년에 대해서는 6개월간 지속적인 면담을 하는 등 사후관리를 철저히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사이버범죄가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학교 폭력 예방교육과 경찰 체험 등을 하는 전국 50곳의 ‘청소년경찰학교’에서 사이버 전문 강사의 범죄 예방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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