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저녁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 본관 앞에서 문송면 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와 반올림 농성 1천일 맞이 삼성 포위행동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삼성 LCD공장에서 일하다 뇌종양에 걸린 한혜경 씨(39)와 그녀의 어머니 김신영씨가 손을 잡고 삼성 본관을 둘러싸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와 관련해 삼성전자와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의 합의가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일하던 황유미씨가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지 11년만이다.
삼성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해 온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과 삼성전자 쪽은 모두 최근 ‘삼성 반도체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해 구성된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삼성 백혈병 조정위)의 중재에 합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삼성 백혈병 조정위’는 지난 2014년 세워졌으며, 삼성전자와 삼성 직업병 피해자 및 가족 등이 참여해왔다. 하지만 논의는 난항을 겪어왔다. 재발방지 등에 대한 합의는 이뤄졌지만,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보상 문제에 대한 입장이 갈렸다.
결국 ‘삼성 백혈병 조정위’는 최근 삼성전자와 반올림 쪽에 기존처럼 양쪽이 세부사항을 조정하는 방식이 아닌 조정위가 중재안을 내놓는 방식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며, 이런 조정 방식에 대한 동의 여부를 21일까지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구체적인 안에 대한 이견으로 갈등이 커지고 협상이 늘어지는 것을 막고 양쪽의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와 반올림 쪽은 최근 모두 동의하겠다는 의사를 ‘삼성 백혈병 조정위’에 제출했다.
최종 중재안에는 삼성전자 쪽의 사과, 반올림 피해자 보상안, 2015년부터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사옥에서 진행된 반올림 농성 중단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양쪽이 중재안에 동의한 만큼 최종 합의는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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