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이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의제 발표'를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2022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의 정시 비율이 일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도입 시기는 또다시 늦춰질 전망이다.
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영란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은 ’대학 입시제도 개편 공론화 결과 브리핑’을 열어 “공론화 여론조사에 참여한 시민참여단은 정책 당국과 전문가를 질타하고, 학생부 위주 전형과 수능위주 전형의 단점 보완을 요구했다”며 “다만 학생부 위주 전형의 지속적인 확대에 제동을 걸고 수능위주 전형의 일정한 확대를 요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먼저 수시(학교생활기록부 위주)-정시(수능 위주) 전형 비율과 관련해, 시민참여단은 정시를 현행보다 확대하자는 쪽에 의견을 모았다. 시민참여단 가운데 82.7%는 정시 비율 ‘20%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2019학년도 수능 전형 비율은 20.7%, 2020학년도는 19.9%로 집계된다. 반면 현행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20% 미만’이 적당하다는 의견은 9.1%에 그쳤다.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전환과 관련해서는 이를 지지하는 의견이 26.7%였다. 절대평가 과목 확대(27.0%)를 요구한 의견을 더하면 53.7%로 과반을 넘겼다. 반면, 전과목 상대평가 의견은 19.5%, 상대평가 과목 확대 의견도 15.3%나 됐다. 이에 대해 공론화 위원회는 “상당수 시민들이 수능 절대평가 과목 확대를 지지 했지만, 중장기적으로 절대평가 방식에 대해서도 준비해야한다”며 “교육전문가들과 정책 당국이 절대평가의 단점을 보완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애초 예상과 달리 이날 공론화위는 쟁점이 됐던 대입 정책을 결론짓는 대신 두루뭉술한 ‘절충형 의견’을 교육부에 권고 형태로 건네기로 해 또다른 혼란이 예상된다. 실제 이날 공론화위는 결과 발표에서 “지지도 조사결과, 의제 1(정시 45% 확대)과 의제 2(수능 전과목 절대평가)가 각각 1, 2위였으나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며 “납득할 만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특정 의제가 채택될 경우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설명만 내놨다. 아울러 “시민참여단은 2022학년도 수험생들을 위해 학생부 위주 전형의 지속적인 확대에 제동을 걸고, 수능 위주 전형의 일정한 확대를 요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공론화위는 이같은 ‘판단 결과’를 그대로 교육부에 넘긴다는 입장이다.
김영란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이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의제 발표'를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번 공론화 결과는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를 거쳐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 형태로 교육부에 전달된다. 이에 대해 김영란 위원장은 “시민참여형 조사 결과가 시민들의 충분한 경청과 토의를 거쳐 국가 정책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결과물”이라며 “국민들이 조사 결과를 최대한 존중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홍석재 황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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