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봉엘에스 제조 일부 발사르탄서
발암가능 물질 기준치 이상 검출
22개사 59개 품목 추가 판매 중단
약 변경한 1만5천여명 또 약 바꾸어야
“문제약 복용 환자, 암 검진 꾸준히 할 필요”
발암가능 물질 기준치 이상 검출
22개사 59개 품목 추가 판매 중단
약 변경한 1만5천여명 또 약 바꾸어야
“문제약 복용 환자, 암 검진 꾸준히 할 필요”
국내에서 판매하는 고혈압약 59개 품목 원료물질에 발암가능 물질이 기준치 이상 함유된 것으로 확인돼 추가로 판매 중지됐다. 새롭게 문제가 된 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18만1286명으로, 일단 약은 계속 먹돼 빠른 시일안에 약을 처방한 병원이나 약국을 찾아 다른 치료제로 재처방·재조제 받아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일 대봉엘에스㈜가 중국 주하이 룬두(Zhuhai Rundu)사 원료를 수입해 정제한 ‘발사르탄’에서 발암물질로 작용할 수 있는 ‘엔-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엔디엠에이)이 기준치(0.3ppm) 보다 많이 검출돼, 해당 발사르탄을 원료로 한 22개사 59종 고혈압약을 판매 중단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중국 제지앙 화하이(Zhejiang Huahai)사 발사르탄을 원료로 사용한 고혈압약 115개 품목도 같은 사유로 판매 중단됐다. 이로써 8월6일 현재까지 판매가 중단된 고혈압약은 모두 174개 품목이다. 발사르탄은 고혈압·신부전·심근경색 뒤 사망위험성 감소 등에 쓰이는 의약품 주성분으로, 혈압을 떨어뜨리는 구실을 한다. 엔디엠에이는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2A’ 로 분류한 물질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앞서 판매 중단된 고혈압약 115종을 복용하던 환자 17만8536명 가운데 16만여명은 다른 약으로 교환을 받았다. 그런데, 이러한 16만여명 중 1만5296명은 추가로 판매가 중단된 고혈압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다시 병원이나 약국을 찾아, 다른 약으로 교환해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됐다. 복지부는 고혈압약의 경우 지속적 복용이 필요하므로 문제가 된 의약품에 대한 환불 절차는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대신, 문제가 된 고혈압약을 재처방·재조제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발사르탄을 수입·제조하는 52개사 86개 품목을 조사하고 있으며, 중간검사 결과 제지앙 화하이사의 발사르탄 6종에서 엔디엠에이가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6.6~112.1ppm 검출됐다고 밝혔다. 대봉엘에스 발사르탄에선 0.12~4.89ppm 검출됐다. 미국·유럽 연구를 종합한 결과, 제지앙 화하이사 발사르탄에서 검출된 엔디엠에이 평균값(59.4ppm)이 혈압약에 함유돼 있음을 가정할 때, 이러한 약을 하루 최대 320㎎씩 3년 동안 복용한 경우 1만1800명 가운데 1명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식약처는 추정했다.
김헌 충북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주성분이) 오염된 약을 복용한 환자가 약 18만명이라고 하는데, 하루 최대 320㎎씩 3년 동안 먹었다고 가정할 경우 15~16명이 걸리지 않아도 되는 암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라며 “살아가면서 수많은 발암물질에 노출되기 때문에 특정 약 섭취시 10만명 당 1명이 암에 걸릴 수 있다고 하면 무시해도 되는 확률이지만, 그보다 암 발병 확률이 높게 나타났으므로 ‘위험’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고혈압약 복용과 암 발병 인과관계를 확인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김 교수는 “오염된 약을 먹은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해 10년~20년 지켜봐야 한다”며 “문제가 된 약을 복용해 온 환자들은 암 검진을 꾸준히 하는 등 관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판매중지 ‘고혈압 치료제’ 174개 품목 (식약처 사이트에서 확인하기 ☞ https://ezdrug.mfds.go.kr/#!CCBAA06F010 )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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