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케이티엑스 철도승무원들이 코레일의 간접고용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케이티엑스(KTX) 승무원은 외주 하청노동자입니다.”
7일 오후.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하늘색 케이티엑스 승무원 조끼를 입은 승무원 70여명이 모였다. 민주노총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코레일관광개발지부 소속 조합원인 이들은 지난달 12년만에 특별채용으로 복직이 결정된 해고 승무원들을 언급하며 “승무직의 불법 파견, 여성차별, 생명안전업무 외주화, 하청 노동자들의 저임금과 차별이라는 문제는 어느 것 하나 해결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철도노조는 이날 국회 앞에서 ‘케이티엑스 열차승무원 직접고용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승무원을 차별하는 불법파견을 당장 중단하고, 철도공사가 직접고용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철도안전법은 여객승무원이 안전 업무를 수행하도록 강제하고 있지만, 원청인 코레일(철도공사)은 임의로 승무원의 역할을 안전과 서비스직으로 나눠 불법 파견을 하고 있다”며 “철도를 이용하는 시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승무원 업무를 고려해 코레일이 직접 고용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승무원들은 철도공사 정규직인 열차팀장과 같은 열차에 탑승해 같은 업무를 하지만, 자회사 소속인 탓에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승현 케이티엑스 열차승무원은 “달리는 열차 안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거나, 사고가 날 경우 승무원이 적극적으로 조치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사쪽은 우리의 일이 안전업무가 아닌 ‘협조’만 하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승무원은 이어 “같은 업무라도 열차팀장이 하면 안전업무이고, 승무원이 하면 서비스직이라는 것은 억지에 가까운 논리”라고 했다. 강철 철도노조 위원장도 “338m에 이르는 케이티엑스 열차에서 보통 승무원 세 명이 승객들의 안전과 서비스를 담당하지만, 그마저도 안전업무를 담당하는 정규직 열차팀장과 서비스직을 담당하는 비정규직 승무원으로 나눠져 있다”며 “철도공사는 불법파견을 피하기 위해 두 업무를 구분해놨다고 하지만, 이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안전을 내팽개친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케이티엑스 철도승무원들이 코레일의 간접고용을 비판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현재 케이티엑스 승무원들은 코레일이 아닌 코레일의 자회사 ‘코레일관광개발’ 소속이다. 지난달 21일 코레일은 케이티엑스 해고 승무원 180여명을 특별채용하는 데 합의했지만, 애초 승무원들이 원했던 ‘원직’인 승무원이 아닌 사무영업직으로 복귀가 결정됐다. 코레일쪽에서 “승무 업무는 자회사(코레일관광개발)이 담당하는 데다, (이들의) 승무직 전환 배치에 대해서는 합의한 바 없다”고 밝힌 탓이다. 이후 해고 승무원들과 철도노조는 “승무 업무의 코레일 직접 고용을 위한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주장해왔다.
글·사진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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