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정보기관 ‘감청 중독’에 제동…헌재, “패킷 감청 헌법불합치”

등록 2018-08-30 15:45수정 2018-08-30 21:05

패킷 감청 근거법 통신비밀보호법
무분별한 정보수집 가능하지만
관리 등 규정 없어 오남용 가능성
“기본권 최소침해 원칙 어긋나”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인터넷 회선을 통해 오가는 정보를 중간에서 실시간으로 가로채는 감청 방식인 ‘패킷 감청’을 규정하고 있는 통신비밀보호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국가정보원 등의 ‘감청 중독증’에 제동을 걸게 된 셈이다.

헌재는 30일 오후 패킷 감청의 근거가 된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 제2항에 대해 재판관 6 대 3 의견으로 헌법불합치라고 결정했다. 다만 헌재는 2020년 3월31일까지 법의 효력을 유지한다고 했다.

헌재는 패킷 감청의 근거 법률인 통비법 조항이 기본권의 최소침해성 원칙을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패킷 감청은 수사기관이 해당 인터넷 회선을 통해 흐르는 불특정 다수인의 모든 정보가 패킷 형태로 수집되는 등 수사기관이 취득하는 자료가 매우 방대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을 통제하고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는 것은 개인의 통신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수사기관이 범죄수사와 무관한 정보까지 수집·보관하고 있는건 아닌지, 원래 허가받은 목적 범위 하에 사용하는지 등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통비법 조항에 추가해야 한다는 뜻이다.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 제2항은 ‘수사기관이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수사를 위해 용의자가 보내거나 받은 우편물 및 전기통신에 대해 통신제한조치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이 조항을 근거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을 입증한다며 패킷 감청을 벌여왔다. 패킷 감청은 송신자와 수신자가 인터넷 회선으로 주고받는 모든 정보를 중간에서 빼낼 수 있어 광범위한 정보수집이 가능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수사 대상 말고도 같은 인터넷 회선을 사용하는 모든 이의 인터넷 검색 기록, 로그인 이력까지 파악할 수 있어 통신의 비밀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헌재의 이번 판단은 국정원으로부터 패킷 감청을 당한 문아무개 목사가 2016년 “국정원의 감청 행위, 법원의 감청 허가, 감청의 근거가 된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 제2항 등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청구한 데에 따른 것이다. 앞서 국정원의 패킷 감청 대상자였던 전직 교사 김아무개씨는 2011년 통비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냈지만, 2016년 헌재가 5년간 판단을 미루는 사이 간암으로 숨졌다. 이에 헌재는 청구 당사자 사망을 이유로 심판절차를 종료했지만, 김씨와 같은 사무실에서 인터넷 회선을 함께 썼다는 이유로 패킷 감청을 당한 문 목사가 헌법소원을 청구하면서 다시 헌재의 심판대에 올랐다.

한편 헌재는 이날 민주화운동 피해보상금을 받으면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민주화운동보상법에 대해 일부위헌 결정을 내렸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