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 명예 훼손 혐의로 기소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2013년 8월27일 항소심 결심 공판을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인터넷 여론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단’(특수단)이 5일 조현오 전 경찰청장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조 전 청장은 경찰청장 등에 재직하던 시절 정부 우호 여론 조성을 위해 정보국, 보안국 등 경찰 직원을 동원해 댓글을 달도록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를 받고 있다.
특수단은 앞서 조 전 청장의 지시를 받고 댓글을 작성한 혐의로 황아무개 전 경찰청 보안국장, 김아무개 전 정보국장, 정아무개 전 정보심의관 등 3명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황 전 국장 등은 경찰 직원들에게 가족이나 지인 등의 차명 아이디와 해외 아이피(IP) 등을 활용해 일반인인 것처럼 꾸며 여러 국가 현안과 관련한 인터넷 댓글을 작성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수단 수사 결과 이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 구제역, 천안함 사건,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등과 관련한 댓글 등을 총 5만여건 작성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수단은 조 전 청장이 경찰 직원들에게 인터넷 여론 조작 지시를 내린 핵심 인물이라고 보고 수사를 해왔으며 5일 소환해 인터넷 여론 대응 지시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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