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스타플렉스 사무실 앞에서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의 주최 열린 ‘고공농성 300+a, 파인텍 하루조합원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굴뚝에서 두 번째 겨울을 맞을 순 없다’는 절박한 마음이 모였다. 두 명의 노동자가 75m 굴뚝 위에 오른 지 300일째를 이틀 앞둔 5일, 굴뚝 위 노숙농성과 사무실 항의농성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파인텍 해고 노동자들은 “두 번째 겨울이 오기 전에 파인텍의 투쟁이 승리로 끝날 수 있도록 많은 시민들이 하루 조합원이 되어달라”고 호소했다.
5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스타플렉스 사무실 앞에서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의 주최로 ‘고공농성 300+알파, 파인텍 하루조합원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굴뚝을 그린 푸른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참가자들은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5명의 조합원 중 2명은 하늘(굴뚝)에서, 3명은 땅에서 싸우고 있다”며 “이들이 버텨온 초인적인 300일을 응원하고 연대하는 이들이 ‘파인텍 하루 조합원’이 되어 그 무게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복직이 결정된 김승하 철도노조 케이티엑스 열차승무지부장도 “파인텍처럼 많은 장기투쟁 사업장들이 있어서 복직을 하게 된 순간조차도 마음 편하게 기뻐할 수 없었다”며 “복직이라는 희망의 기운을 전하고, ‘하루 조합원’으로 연대하기 위해 기자회견에 참여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5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스타플렉스 사무실 앞에서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의 주최 열린 ‘고공농성 300+알파, 파인텍 하루조합원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승하 철도노조 케이티엑스 열차승무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2010년 한국합섬 제2공장을 인수한 스타플렉스는 인수 당시 노동조합·단체협약 승계를 약속했지만, 2년만에 폐업을 결정한 뒤 단체협약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스타플렉스 자회사인 파인텍 노동자 홍기탁 전 지회장, 박준호 사무국장은 노조와 약속한 고용승계·단체협약 이행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1월12일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에서 굴뚝농성을 시작했다. 차광호 지회장 등은 지난 3일부터 목동 스타플렉스 15층 사무실에서 항의 농성을 진행중이다. 참가자들은 “노동자들이 단협 이행을 요구하며 김세권 사장에 면담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쪽은 오히려 직원들을 동원해 이들을 고립시켰고, 이를 취재하던 기자마저 경찰에 연행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살을 에는 혹한과 50도가 넘는 폭염을 버티며 9월에 접어들었지만, 회사가 약속한 단체협약 이행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5일로 298일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에서 굴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박준호 사무국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살인적이었던 폭염은 물러갔고 저와 홍기탁 전 지회장의 건강도 나쁘지는 않다”면서도, “기약없이 농성을 하고 있어 또 겨울이 되면 날씨 때문에 힘들어질까봐 걱정이다”라고 했다. 박 사무국장은 이어 “사쪽에서 적극적으로 단체협약 이행에 나서지 않는 이상, 절대 굴뚝 아래로 내려갈 수는 없다. 노동자들이 굴뚝까지 올라가야 했던 절박한 마음을 많은 시민들이 이해하고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공동행동이 진행하는 ‘파인텍 하루 조합원’ 운동은 페이스북 페이지 ‘파인텍지회 굴뚝고공농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루 조합원이 되면 목동 스타플렉스 사무실 앞과 청와대에서 진행하는 1인 시위와, 굴뚝고공농성장 지킴이 등의 활동을 진행한다. 온라인에서는 파인텍 노동자들을 응원하는 해시태그 운동 ‘#파인텍하루조합원’도 이어진다. 굴뚝농성 300일을 하루 앞둔 6일 저녁 6시에는 스타플렉스 사무실 앞 광장에서 ‘300일 문화제 함께 이겨갈 우리들’이 열린다.
글·사진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