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Q52당구클럽에서 열린 ‘2018 서울시 장애인 생활체육 당구대회’에서 한 장애인 당구선수가 정신을 집중해 공을 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 당구공을 주시하는 눈빛이 날카롭다. 휠체어 탓에 큐 거리가 잘 안 나와도, 손가락이 없어 큐를 받치기 어려워도 게임을 즐기는 마음과 승부를 향한 의지를 막을 순 없다. 서울시 장애인 당구대회를 다녀온 강재훈 사진기자가 뜨거웠던 경기장의 열기를 사진으로 전한다.
”휠체어를 탄 채 치려니까 큐 거리가 안 나와….”
“천천히 치세요, 저쪽으로 돌면 치기 좋은 방향으로 휠체어가 돌겠네요….”
“서대문의 신선호 선수 좀 봐, 손가락이 없으니 그 위에 장갑을 끼운 채 큐를 받쳐 치네.”
여기저기서 장애를 아랑곳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에 대한 응원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안타까움과 배려의 목소리도 번져갔다.
‘2018 서울시장애인생활체육 당구대회’가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Q52당구클럽에서 열렸다. 지체장애, 청각장애, 언어장애, 뇌병변장애 등 모든 유형의 장애인이 선수로 참가했다. 이번 대회는 서울시장애인체육회가 주최하고 서울시장애인당구협회(SBAD)가 주관해 열린 자치구 대항 당구대회로 서울시장애인생활체육대회의 사전대회였다. 11개 자치구에서 참가한 장애인 당구동호인들, 대한당구연맹소속 심판 및 운영요원, 자원봉사자 등 80여명이 함께 했다.
구 대항 단체전으로 대회 종목은 ‘3쿠션 복식경기’ ‘3쿠션 단식경기’ ‘1쿠션 단식경기’ 등 3종목이다. 출전한 선수들은 휠체어를 이용하거나 보행 보조기구(목발)에 몸을 의지하면서도 사각의 당구대에서 명승부를 펼쳤다. 대회 장소를 제공한 큐52당구클럽 이찬재 대표는 “일반인들과 달리 당구장 접근이 쉽지 않은 장애인들이 이번 대회에서 당구를 편히 칠 수 있도록 당구테이블 20대를 비우고 직원들을 대기시켰다”고 말했다.
당구장은 한때 ‘불건전한 장소’라는 이미지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당구는 2011년 전국체전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고, 학생선수·전문선수를 포함해 약 1천만명의 동호인이 있는 스포츠다. 당구장도 전국에 2만3천여개가 등록돼 있다. 이번 대회를 주관한 서울시장애인당구협회 김한배 회장은 “당구가 비장애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장애인들에게도 생활스포츠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접근성 보장과 당구대의 적절한 공간 배치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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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열린 ‘2018 서울시 장애인 생활체육 당구대회’에서 휠체어를 탄 한 장애인 당구선수가 당구공을 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지난 1일 열린 ‘2018 서울시 장애인 생활체육 당구대회’에서 한 장애인 당구선수가 목발을 잡은 손에 당구 큐대를 함께 잡고 대회장에 들어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지난 1일 열린 ‘2018 서울시 장애인 생활체육 당구대회’에서 한 장애인 당구선수가 당구공을 치기 위해 공을 응시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지난 1일 열린 ‘2018 서울시 장애인 생활체육 당구대회’에서 휠체어를 탄 한 장애인 당구선수가 당구공을 칠 준비를 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지난 1일 열린 ‘2018 서울시 장애인 생활체육 당구대회’에서 한 장애인 당구선수가 당구 큐를 잡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