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대학생 네트워크가 지난 3일 만든 카드뉴스. 예대넷 제공
예술대생이 다른 단과대 대학생들보다 추가로 납부하는 ‘차등등록금’에 견줘 실제 대학에서 예술 교육을 위해 집행한 실험실습비 등은 턱없이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실습이 많은 ‘예술계열의 특수성’을 들어 예대생의 차등등록금을 산정한다는 대학 쪽의 주장의 근거를 찾아보기 어려운 셈이다.
예술대학생 네트워크(이하 예대넷)가 전국 예술대학 141곳에 정보공개청구를 해 36곳의 결산 내역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1인당 예술대 차등등록금 대비 실험실습비가 5% 미만인 곳도 36곳 가운데 7곳(경희대, 케이씨대, 평택대, 강원대 극동대, 충북대, 전남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대넷은 “1인당 ‘부당징수금’(차등등록금에서 실험실습비 등의 특수성 금액을 제외한 등록금)은 1인당 한 학기 116만원까지 나온 대학도 있었다”며 “대학이 학생들에게 청구하는 부당징수금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최소 1억2000만원에서 최대 72억에 이른다”고 밝혔다. 예대넷은 이어 “특히 다수의 실험실습비 내역을 학생들에게 공개하지 않아, 교수가 이를 횡령하는 등 부정하게 사용되는 경우도 다수 발견된다”고 덧붙였다.
예술대학의 ‘교육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인 ‘교원확보율’도 인문사회계열에 견줘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대넷이 대학알리미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인문대학의 교원 확보율보다 예술대학 교원 확보율이 더 낮은 경우가 182곳의 대학 중 98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기준 예술대학생이 인문사회계열 대학생들보다 평균 약 8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추가로 납부하고 있는 현실에 견줘, 교육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지표다. 예대넷은 “교원 확보율을 봐도 예술계열이 교원 비중에서 특별히 비용이 더 많이 책정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결국 이같은 자료들은 현재 예술대학생들이 내고 있는 차등등록금이 제대로 된 산정근거가 없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예대넷은 이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예술대학생들에 대한 등록금 차별 완화를 위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오는 10월 6일에는 서울에서 예대생의 등록금 및 교육환경 변화를 촉구하는 집회도 진행한다. 예대넷에 참여하고 있는 신민준 홍익대 총학생회장은 “예술대 학생들의 등록금이 불합리하다는 것은 단순히 주장이 아니라 수치적으로 증명되는 현실”이라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끈기있게 꿈을 키워나가는 학생들에게 근거도 없는 부당한 등록금을 강요하는 것은 곧 소득수준에 따른 차별을 강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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