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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미국 ‘고압적 재판’도 법관 탄핵사유…일본은 국민도 탄핵청구권

등록 2018-10-11 14:16수정 2018-11-18 14:05

국회 입법조사처 주요국 탄핵제도 비교
미 연방법관 8명, 일 재판관 7명 탄핵
직무태만, 향응, 성추행, 음주재판 등 다양
한국은 ‘직무 관련’에만 한정…탄핵 0명
“사법권 남용 견제 위한 탄핵제도 고민 필요”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인사말을 하기 앞서 인사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인사말을 하기 앞서 인사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국회 입법조사처가 국내외 법관 탄핵제도와 사례를 비교한 뒤 사법권 남용 견제를 위한 탄핵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11일 입법조사처가 펴낸 <법관탄핵 해외자료-미국과 일본 사례> 자료를 보면, 하원에서 탄핵소추를 발의해 상원에서 심리 및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미국에선 이제까지 15명의 연방법관이 탄핵소추돼 8명이 파면됐다. 연방대법관은 1명이 소추됐지만 기각됐다.

탄핵소추 사유로는 권한 남용, 재판 중 자의적·고압적 재판 지휘, 재판 거부, 소송당상자와 부적절한 사업상 관계, 위증 혐의와 뇌물요구 모의 혐의, 연방대배심에서 위증 혐의, 허위진술, 절차방해, 성폭력, 탈세, 정신적 불안, 재판 중 주취상태 등 다양했다.

국민의 공무원 파면권이 인정되는 일본에선 재판관 9명이 탄핵심판대에 올라 7명이 파면됐다. 중의원과 참의원 각 10명으로 구성되는 재판관소추위원회는 직권 또는 일반국민, 최고재판소 청구로 탄핵심판을 개시한다. 탄핵을 결정하는 탄핵재판소는 중의원과 참의원 각 7명씩으로 구성된다.

재판관 탄핵소추 청구건수는 최고재판소가 8건, 변호사가 2666건, 일반국민은 89만4243건에 달한다. 재판관소추위는 이 가운데 1만9814건을 수리한 뒤 9명을 소추했다. 탄핵된 7명의 파면 사유는 심각한 직무태만, 향응 등 뇌물, 법원 여직원에 대한 스토킹 및 성적 내용을 담은 이메일 발송, 아동성매매, 전철 내 성추행 등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법관 탄핵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탄핵 사유는 음주재판과 직무태만까지 탄핵심판 사유가 되는 미국과 일본에 견줘 매우 좁다. 헌법(제65조)은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로 한정해 재판 독립의 전제가 되는 법관의 신분을 보장하고 있다. 12대 국회(1985년 10월) 때 유태흥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 ‘결의안’이 부결됐고, 18대 국회에서 신영철 대법관 탄핵소추안(2009년 11월)이 발의됐지만 처리 시한 경과로 폐기된 전례가 있다.

입법조사처는 “우리나라는 직무에 관한 위헌·위법 행위만을 탄핵 사유로 정하고 있는 것에 비해 주요국들은 더 넓은 탄핵 사유를 정하고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권력구조가 다르기 때문이지만 일반국민의 탄핵소추청구제도가 마련된 경우 등은 특이한 사항”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점들을 참고해 사법 독립원칙을 엄중히 하면서도 사법권력 남용을 제대로 견제하는 실효성있는 탄핵제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민중당,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 인사 318명이 참여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회의를 열어 △‘적폐 법관’ 처벌 및 탄핵 △특별재판부 설치 등 특별법 제정 △사법농단 피해자 명예회복과 구제 요구안 등을 발표했다.

이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법개혁위원회도 논평을 내어 “전날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여당은 피감기관 감싸기로, 야당은 재판거래에 연루된 지난 정권 감싸기로 일관했다. 이는 국회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 사법농단 관련 전·현직 판사들을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은 것에서 이미 예견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원의 제식구 감싸기는 특별재판부 구성 및 관련 법관 탄핵에 대한 필요성을 거듭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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