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검찰이 실형 구형한 ‘노동청 점거’ 알바노조 조합원 벌금형 선고

등록 2018-10-31 11:27수정 2018-10-31 11:47

검찰 징역 6월~2년6월 구형했지만
재판부 벌금 500~100만원 선고
“목적 정당성 인정돼도 법 경시 안 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한겨레> 자료사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한겨레> 자료사진.
근로감독관 제도를 비판하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점거한 알바노조 조합원들이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박주영 판사는 박정훈 전 알바노조 위원장 씨에 벌금형 500만원을 선고하는 등 조합원 14명에 100~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박 판사는 “나이와 직업, 나아가 피고인들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 경위면에서 참작할 만한 여건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알바노조 조합원들은 2016년 1월 22일 근로감독관의 부실한 조사 등에 항의하기 위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민원실을 1시간여 점거했다. 노동청에 진정을 넣은 경험이 있는 알바 노동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발표하면서 “근로감독관들이 체불임금을 전액 지급하지 않고 고용주와 합의를 유도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이들을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 혐의로 그해 10월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 5일 알바노조 조합원들에 각 징역 6월~2년6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알바노조 조합원들은 “항의방문에 실형 구형은 말도 안 된다”며 검찰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기도 했다. 알바노조 조합원들은 재판 과정에서 “근로감독관 피해 사례를 접수하는 등 민원을 제기하려 민원실에 들어갔다”며 당시 점거 행위가 형법상 건조물침입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설령 건조물침입죄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당시 행위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단체행동권에 해당한다고 항변했다. 박 판사는 당시 알바노조 조합원들이 민원인으로 행세해 노동청에 들어갔고, 구호를 외치거나 플랜카드를 펼쳐 든 사실을 인정하면서 건조물침입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또한 “단체행동권이 헌법상 보장된 권리이긴 하지만, 무제한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행위 목적이 정당하다 할지라도, 당시 문제 행위 외에 다른 수단과 방법이 없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과거 집회가 금지된 국회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연 혐의도 받았지만, 국회의사당 100m 이내의 집회 금지에 헌법불합치 판단을 내린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무죄 판단을 받았다. 박 판사는 “헌법불합치도 위헌 결정이기 때문에 적용법률 자체가 효력을 이미 상실해서 무죄를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2016년 7월 세종대왕 동상에 올라가는 등 집회를 벌인 혐의에 대해선 유죄 판단을 받았다.

박 판사는 선고 말미에 “사족처럼 한 마디를 더하자면 피고인들이 가지고 있는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될 수 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그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법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국민들로부터 결코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럴 경우 본인들이 가진 정당한 목적 또한 훼손될 수 있다. 사회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피고인들이 각별히 유념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