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가상화폐 거래소 전산 오류 노려 수백억 가로챈 단톡방 회원들

등록 2018-11-06 13:41수정 2018-11-06 14:13

투자 정보 공유하기 위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서
거래소 오류 정보 공유하고 가상화폐 전송해 부당이득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한 가상화폐 개발회사에서 발행한 ‘00토큰’을 보유하고 있는 ㅂ(34)씨는 올 5월21일 ‘시험 삼아’ 자신의 전자지갑에 있던 토큰을 홍콩의 한 가상화폐 거래소로 보낸 뒤 희한한 점을 발견했다. 토큰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독자적인 생태계를 가진 가상화폐와 달리 이더리움 등 다른 플랫폼을 기반으로 파생돼 만들어진 가상화폐인데, 코인과 견주면 가격이 낮은 편이다. 정상적인 거래라면 ㅂ씨가 가상화폐 거래소에 보낸 토큰이 홍콩 거래소에 쌓이는 동시에 ㅂ씨의 전자지갑에서는 보낸 만큼의 토큰이 줄어야 하지만, 해당 거래소의 전산시스템 오류로 토큰이 전송된 뒤에도 기존 토큰이 그대로 ㅂ씨의 전자지갑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ㅂ씨는 이 오류 사실을 가상화폐 투자정보 공유를 위해 참여하고 있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단톡방) 회원들에게 알렸다.

이 단톡방에는 2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의 젊은층으로 주부, 회사원, 간호사, 군인 등이 참여하고 있었다. 이들은 ㅂ씨로부터 오류 정보를 확인한 뒤 5월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 동안 모두 813차례에 걸쳐 227억원 상당의 토큰을 홍콩 거래소 계정으로 보냈다. 이들은 원칙적으로 토큰 상장 뒤 3개월 동안 토큰 판매가 금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심지어 거래소 계정에 ‘에러(Error)’ 표시가 뜨는 것을 확인하고도 계속해서 토큰을 전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원 가운데 한 명인 ㅅ(28)씨의 경우 더 많은 토큰을 전송하기 위해 가족과 지인, 가상의 인물까지 동원해 만든 52개의 계정에다 149억원 상당의 토큰을 전송했다. 이들이 홍콩 거래소로 보낸 227억원 상당의 토큰 가운데 48억원 상당은 현금이나 비트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로 교환됐고, 26억원 상당은 거래소 밖으로 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토큰 개발 업체는 5월 23일 시스템 오류를 인식해 계좌를 동결했지만, 홍콩 거래소에 전송된 토큰이 이미 현금화되거나 다른 암호 화폐로 교환되면서 피해 토큰을 회수하지 못해 손해를 입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국외 가상화폐 거래소 전산시스템 오류를 악용해 227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얻은 혐의(특수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컴퓨터 등 이용사기)로 이 단톡방에 있던 19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의 부당이익을 얻은 ㅅ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단톡방에서 ‘00토큰’이 ‘수익성이 높다’는 정보를 듣고 올 1월 1개당 약 8원에 토큰을 사들이고 투자정보를 공유해왔다. 경찰은 “최근 가상화폐 관련 범죄가 급증하고 있고 주로 젊은층에서 죄의식 없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와 같은 국외 거래소 전산시스템 오류를 이용한 범죄가 더 있을 것을 보고 관련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