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영상+] 반복되는 라돈 검출 논란 진실
최근 온수매트에서도 라돈이 검출돼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갑자기 라돈이 생활용품에서 반복적으로 검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말 일상생활 속 라돈이 늘어서 일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요?
라돈이 문제가 되기 시작한 건 지난 5월 ’대진침대 논란’ 때부터입니다. 당시 피해자가 ’라돈아이’라는 라돈 측정기를 사용한 사실이 알려졌고,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한 포털 누리집에서 라돈아이를 검색해보면 판매 또는 대여용 상품이 235건이나 나타납니다. 라돈 피해자 카페엔 라돈아이를 대여하거나 빌려준다는 글이 하루에 수십여건씩 올라옵니다.
문제는 라돈아이 측정량을 믿을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라돈(Rn)은 방사성 원소로, 무색무취의 기체 형태로 존재합니다. 실내에 쌓여 있다가 호흡기로 들어간 라돈은 폐에서 강한 방사선을 내뿜으며 붕괴하는데, 이로인해 폐암과 같은 각종 질병을 일으킵니다. 침대나 팔찌, 마스크를 만드는데 쓰이는 음이온 파우더의 원료는 방사성 물질인 라돈과 토론을 내뿜습니다.
라돈아이가 측정하는 수치는 라돈(Rn-222)과 토론(Rn-220)을 합친 수치입니다. 토론은 라돈의 동위원소, 즉 거의 같은 화학적 성질을 가진 원소이기 때문에 둘을 합친 수치를 라돈 수치로 보는 것이죠.
기획·취재·연출: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라돈아이가 측정한 라돈 수치=라돈(Rn-222)+토론(Rn-220)그런데 토론의 반감기는 55.6초입니다. 약 1분이 지나면 원래 방출량의 절반이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참고로 라돈의 반감기는 3.8일입니다. 따라서 토론과 라돈이 인체에 끼치는 영향을 똑같이 평가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즉 반감기가 다르기 때문에 라돈과 토론이 실제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내부피폭량’을 살펴볼 땐,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정밀한 실험을 거친 결과로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단순히 라돈아이 측정치가 높다고 해서 ’위험하다’고 평가해선 안된다는 뜻이죠.
*반감기 .토론(Rn-220): 55.6초 .라돈(Rn-222): 3.8일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는 “실내 공기의 질 측정은 반감기가 긴 라돈을 대상으로만 측정한다. 라돈아이의 경우 라돈과 토론을 구분해 측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라돈아이의 측정량은 실제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보다 과대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토론의 유해성을 마냥 무시하기도 힘듭니다. 빨리 사라지긴 하지만 라돈(Rn-222)와 거의 같은 화학적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특히 온수매트나 침대처럼, 호흡기 가까이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은 토론의 영향을 무시하기 힘들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라돈아이를 개발한 연세대 조승연 환경공학부 교수는 “(침대나 매트리스처럼) 근거리에 있을 때는 토론도 사람 몸에 영향을 미치니까 최소한 평가를 할 필요는 있다. (침대 같은 곳에서 라돈을) 측정할 때는 토론의 농도도 봐야한다는 뜻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대진침대 2차 조사 당시 원안위도 ’호흡기에 가까울 경우 라돈과 토론이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로 기준을 재설정해 조사 결과를 수정했습니다.. 자 그럼 호흡기와 거리가 먼 생리대는 어떨까요? 지난 달 한 업체의 생리대에서도 라돈이 검출돼 논란이 됐습니다. 원안위 조사 결과 해당 생리대의 연간 피폭선량은 0.016밀리시버트로, 법으로 정한 기준치인 ‘연간 1밀리시버트’를 초과하진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 제15조 가공제품의 안전기준은 ‘연간 1밀리시버트’) 원안위쪽은 생리대와 호흡기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이로 인한 내부피폭 영향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합니다. 원안위 관계자는 “라돈과 토론은 호흡을 통해 내부피폭이 일어난다. 호흡기와 거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호흡기에서 멀다고 해서, 피폭선량이 기준치 이하라고 해서 안심하긴 이릅니다. 전문가들은 일상 생활용품에서 불필요한 방사선 피폭이 일어나는 게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맞을 필요가 없는 생리대나 온열매트 침대에서 (라돈을) 맞는 것은 그 기준(법)과 관계없이 좋지 않습니다.”(조승연 교수)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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