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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신장 팔아라” 협박…5년간 8000만원 갈취 ‘일진’ 출신 20대 구속

등록 2018-11-22 13:44수정 2018-11-22 22:23

‘동네 일진’ 두려워한 피해자 이용해 돈 갈취
건설현장 일하며 번 돈의 80% 허위 채무 갚아
픽사베이
픽사베이
실제 빌리지도 않은 8300여만원을 갚으라며 피해자에게 불법 장기 매매를 강요한 20대 남성이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명수)는 22일 학창 시절부터 소위 ‘일진’으로 활동한 자신을 두려워했던 피해자 손아무개(28)씨로부터 5년 동안 모두 8333만원을 갈취하고, 불법 장기 매매를 협박한 혐의(공갈)로 최아무개(28)씨를 20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악연이 시작된 건 군대에서부터였다. 피해자 손씨는 10대 시절 인근 학교의 ‘일진’이었던 최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1년 2월 최씨가 선임 병사를 폭행한 사건으로 손씨의 부대에 전입해 오게 되면서 두 사람은 운명같이 다시 만나게 됐다.

전역 뒤 비정기적으로 타투를 시술하는 일을 해왔던 최씨는 2012년 다른 동료가 잃어버린 1000만원 상당의 타투 기계를 분실한 책임을 뜬금없이 손씨에게 물어 기곗값을 갚을 것을 요구했다. 또한 자신과의 내기 당구에서 진 대가로 1000만원을 받아야겠다고 협박하는 등 손씨에게 모두 2000만원의 허위 채무를 부담하게 했다.

손씨는 최씨에 대한 공포심에 눌려 이자율이 높은 제2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 등 실제 자신이 빌리지도 않은 돈 2000만원을 모두 갚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너 때문에 내가 쓴 돈이 5000만원이다’, ‘콩팥 하나에 1억원인데, 콩팥 하나를 팔아 빚을 갚고 남은 돈은 네가 가져라’와 같은 최씨의 터무니없는 요구는 계속됐다. 건설현장 일용직 등으로 일했던 손씨는 자신이 번 돈의 80% 이상을 최씨에게 상납하는 생활을 견디다 못해 결국 최씨를 피해서 부모가 있는 고향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최씨는 2014년 10월 도망친 손씨를 찾아내 폭행을 하고 3000만원을 빼앗은 것은 물론 자신이 손씨를 찾는데 3000만원이 들었다며 ‘돈을 안 갚으면 네 부모와 여자친구를 찾아가겠다’고 다시 협박했다. 어쩔 수 없이 손씨는 지난해 12월 다시 이 돈을 모두 갚았다.

6년 가까운 시간 동안 끝나지 않을 것같이 이어졌던 최씨의 범행은 올 초 손씨에게 1600만원의 허위 채무를 또 한 번 주장하면서 막을 내렸다. 결혼을 앞두고 더 이상 최씨의 횡포를 참을 수 없다고 판단한 손씨가 고소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최씨는 ‘고소를 취하해주면 빚을 1500만원으로 탕감해주겠다’고 말하는 등 계속해서 손씨를 괴롭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손씨가 최씨에게 허위 채무를 갚느라 한 달에 30만원이 채 안 되는 돈으로 생활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장기간의 범죄 피해로 인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인 손씨를 돕기 위해 피해자지원센터 등에 의료지원과 법률지원을 의뢰할 계획이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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