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이 도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등 그동안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는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친형 강제입원'·'여배우 스캔들' 등 여러 의혹에 둘러싸여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첫눈이 내리는 가운데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선 이 지사는 “(형님) 강제입원을 시킨 것은 형수님”이라며 “정신질환자의 비정상적 행동으로 시민들이, 특히 공직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어서 정신보건법에 의한 절차를 검토하도록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간 경찰 수사를 비판한 데 대해서는 “검찰이 잘 판단할 것”이라며 “정신질환으로 사람을 살해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시장의 형이라는 이유로 방치하게 되면 그 피해를 누가 감당하겠느냐”고 덧붙였다.
검찰은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는 이 지사에 대한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보강 조사를 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이 지사를 둘러싼 6가지 의혹 중 △ 친형(이재선·작고) 강제입원 △ 대장동 개발 업적 과장 △ 검사 사칭 등 3건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이들 사건 말고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받은 △ 여배우 스캔들 △ 조폭 연루설 △ 일베 가입 등 3건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경찰이 검찰로 사건을 넘기기 위해 형식상 불기소 의견 송치한 여배우 스캔들의 경우 검찰이 처음부터 다시 살펴볼 예정이다.
이 지사의 이번 소환조사는 장시간 이뤄질 전망이다. 현직 도지사인 이 지사와 일정 조율이 쉽지 않고, 선거사범 공소시효일인 12월 13일(선거일로부터 6개월)을 고려하면 이날 하루에 끝내는 '원샷 조사'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이 도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등 그동안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는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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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이하 이 지사)] 눈이 내리는 험한 날에 언론인 여러분 쉬지 못 하는 데 일조하게 돼서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일정 협의를 하는 과정에 주 중에 조사를 받는 것은 도정에 피해가 올 수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주말을 택했다는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조사를 받는 것은 죄가 된다는 사람, 죄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제가 이 사안에 대해서 성실하게 소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보건국장에게 친형 강제입원을 지시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거기에 대해서 한 말씀 해달라.
[이 지사] 강제입원을 시킨 것은 저희 형수님이셨고요. 저희는 정신질환자의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우리 시민들이, 공직자들이 피해를 입기 때문에 정신보건법에 의한 절차를 검토하도록 했을 뿐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정신보건법이 개정된 것은 여의도광장에 정신질환자가 질주하면서 많은 어린이가 죽고 다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가족에 의한 것과 본인에 동의에 의한 입원 말고, 명백한 공직자들의 공익집행을 방어하기 위해서 정신보건법이 만들어졌습니다. (안 들림) 안타깝게도 90년대 중후반부터 형님이 조울증으로 여러 문제도 있었고 실제로 치료를 받은 적도 있으신 분이기 때문에 시민들 특히 공직자들에 대한 피해를 많이 입혔기 때문에 정신질환이 있는지 없는지를 진단하는 절차를 진행하다가 중단한 게 전부입니다. 오히려 그때 당시에 진단을 해서 치료할 기회를 가졌다면, 저희 형님이 조울증으로 덤프트럭으로 돌진해서 자살시도를 하고 중상을 입는 이런 일로 인해서 결국 사망에 이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경찰 수사는 틀렸다고 말씀하셨는데 검찰에서는 어떨 것 같은가?
[이 지사] 검찰이 잘 판단하겠죠. 정신질환으로 인도를 돌진하고 사람을 살해하고 그런 일이 비일비재한데, 물의가 일어날 거란 이유로, 시장의 형이란 이유로 이를 방치한다면 그 피해를 누가 감당하겠습니까. 제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그때 진단절차를 계속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정치적 문제 제기나 정치적 공격 때문에 사실상 중단했고 그 점에 대해서 저희 어머니나 가족들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오히려 형이란 이유로 해야 할 일을 안 해서 결국엔 정신질환이 도져서 자살시도하고, 더 악화된 다음에 가족들이 형수님과 조카가 강제입원시켜야 하는 일이 벌였다는 상황에 대해 회한이 많습니다. 만약에 제 형님이 아니었다면, 제가 시장이 아니었다면 당연히 법절차에 의해 진단을 받았을 것이고 진단을 했더라면 정신질환이 확인됐을 것이고 확인됐더라면 치료도 했을 것이고 다른 사람들의 피해도 없었겠지요. 정당한 행정이 정치에 의해서 왜곡된 것이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혜경궁 김씨 (포털 아이디) 접속지가 (이 지사) 집으로 나온 것에 한 말씀 해달라.
[이 지사] (웃음) 언론인 여러분, 보도하실 때는 확인을 좀 하십시오. 집에서 나왔다고 하는 것은 포털의 아이디가 아닙니까. 그게 혜경궁 김씨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형 입원 관련해서 보건국장을 인사 조처 지시하신 건 아닌가.
[이 지사] 전혀 아닙니다. 정기인사였습니다.
-지지자와 국민에게 한 말씀 해달라.
[이 지사] 이런 일로 도민들에게 심려 끼쳐 드린 것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부당한 공격에 대해서 제가 진상을 밝히고 저의 부당한 올가미를 벗어나려는 불가피한 행동이라는 점 이해해주시고 경기도는 앞으로 저희가 계획하고 저희가 도민이 원하는 바대로 새로운 경기도가 될 겁니다. 내년부터는 국민이 생명의 위협에 처했을 때 경기도에서는 닥터 헬기가 365일 야간비행을 해가면서 새벽에라도 어느 곳에라도 도착해서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킬 겁니다. 물론 토목 적폐가 사라져서 소중한 도민들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 수술을 받을 때는 대리 수술이 불가능하도록 수술실과 응급실에 시시티브이도 설치될 겁니다. 도민의 삶을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낫게 될 수 있도록 이 일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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