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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커지는 과기부 책임론…KT 아현국사 C등급 상향 대상인지 몰랐나

등록 2018-11-28 17:10수정 2018-11-28 23:07

서울 5개 구 영향 끼친 아현국사 최소 ‘C등급’ 적용돼야
“재난 대비 투자 피하려는 통신사보다 정부 감독책임 커”
케이티(KT) 서울 아현동 통신국사의 통신구 화재 현장에서 27일 오후 노동자들이 통신 케이블을 꺼내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케이티(KT) 서울 아현동 통신국사의 통신구 화재 현장에서 27일 오후 노동자들이 통신 케이블을 꺼내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디(D) 등급 통신시설인 케이티(KT) 아현국사의 관할 지역이 최근 2~3년 사이 확장되면서 등급 상향 대상 통신구가 됐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과기정통부는 국가 기간통신망 등 중요통신시설을 점검하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매년 9월 방송통신재난관리 기본계획을 세운다. 에이(A)부터 시(C) 등급을 받은 중요 통신시설과 달리 디 등급 통신시설은 통신망 백업체계 구축 의무가 없어 화재와 같은 재난에 더 취약하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7일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디 등급 통신시설 지역별 시설현황’ 자료를 보면, 국내 3대 이통통신사가 보유한 디 등급 통신시설은 케이티가 354곳, 엘지유플러스(LGU+)가 187곳, 에스케이텔레콤(SKT)이 131곳으로 나타났다. 전체 디 등급 통신시설 835곳(기타 포함) 가운데 케이티의 통신시설이 절반에 가까운 42% 정도다. 반면 같은 날 케이티가 국회에서 공개한 ‘과기정통부 지정 중요 통신시설 현황’을 보면, 케이티의 에이~시 등급 통신시설은 전국 29곳에 불과했다. 중요 통신시설(29곳)과 비중요 통신시설(354곳)의 차이가 무려 10배 이상 난다. 화재 등 재난 상황에 대비해 정부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인 시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따른 방송통신재난관리 기본계획의 ‘중요통신시설 지정기준’을 보면, 재난 발생 때 피해 범위가 서울 및 수도권 등 ‘권역 규모’인 시설집중국은 에이 등급으로 분류되고, ‘광역시/도 규모’는 비(B) 등급, ‘특별자치시(세종시) 및 3개 이상의 시/군/구 규모’면 시 등급으로 분류된다. 아현국사가 받은 디 등급은 ‘피해 범위가 시/군/구 규모인 시설국’에 해당한다. 이 기준에 비춰보면, 지난 24일 화재로 서울 서대문구와 마포구, 중구와 용산구, 은평구와 경기도 고양시 일부 지역 등 서울 지역 최소 5개 구와 경기 일부까지 통신장애를 불러올 정도로 대형화한 케이티 아현국사는 중요 통신시설에 해당하는 시 등급 적용을 받아야 한다. 이해관 케이티 새노조 대변인은 “아현국사 규모가 지금처럼 대형화된 데는 3년 전 원효국사가 보유했던 통신망 설비 대부분을 가져온 영향이 크다. 아현국사는 진작에 시 등급을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케이티는 현재 옛 원효국사 자리에 2020년 완공 예정인 용산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를 건설 중이다.

이 때문에 과기정통부가 최소 올해 9월 방송통신재난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아현국사의 등급을 시 등급으로 상향 조정하고 이에 따른 재난 대비 체계를 갖췄어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매년 ‘중요통신시설 지정기준’에 따라 통신사들로부터 중요 통신시설(에이~시 등급)을 통보받아 관리해왔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재난이 났을 때 통신시설 마비에 따른 피해규모 등을 기준으로 매년 시설 등급 현황을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각 통신사에 등급 기준을 전달한 뒤 통신사가 그 기준에 맞춰 변동사항을 제출하면 이를 토대로 등급을 결정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케이티 관계자는 “통신업계 관행상 서비스 구역의 80% 이상을 커버할 때 1개구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본다”며 “아현국사는 현재 서대문구와 마포구 통신망의 80% 이상을 관할하지만, 다른 구는 25%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재난 시 3개구가 아닌 2개구에 통신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과기정통부에 보고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백업시스템 구축 비용 때문에 중요 통신시설 지정을 꺼리는 민간 통신사들의 속성을 고려할 때, 과기정통부가 통신시설들을 더 면밀하게 점검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홍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이 투자비용 때문에 재난안전 대비를 회피할 때 기준을 만들고 그것을 시행하도록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며 “2000년 여의도 전기·통신 공동구 화재 사건을 계기로 만든 중요 통신시설 지정기준을 아직 적용하는 것부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도 “통신은 개인의 생존수단이 된 지 오래인 만큼 디 등급 통신시설 관리를 통신사 자율에 맡겨선 안 된다”며 “등급 기준 강화 등 정부가 직접 통신사를 규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담은 이정규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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