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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동생의 뜻 이어 부마민주항쟁 기념사업 기금으로”

등록 2018-12-11 23:10

고 양영진 열사 유족 부산대에 1000만원
1988년 ‘민주화 열망’ 유서 남기고 투신
왼쪽부터 고 양영진 열사의 작은 누나 양해순씨, 전호환 부산대 총장, 고 열사의 큰누나 양영임씨. 사진 부산대 제공
왼쪽부터 고 양영진 열사의 작은 누나 양해순씨, 전호환 부산대 총장, 고 열사의 큰누나 양영임씨. 사진 부산대 제공
“동생에게 명예 졸업장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1988년 민주화를 열망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양영진(당시 22살) 열사의 누나 양해순(56)씨는 지난 10일 부산대 총장실에서 전호환 총장에게 발전기금을 전달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젊음을 바친 우리 영진이를 모교와 우리 사회가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신 것에 감사를 드린다. 부마민주항쟁의 발원지인 부산대에서 추진하는 부마민주항쟁 기념사업 등에 쓰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양 열사는 경남 함양군 출신이다. 부산 동래고를 졸업하고 1986년 부산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 그가 마주한 현실은 그를 강의실보다는 거리로 내몰았다. 부산대 국어국문학과 학술부장과 문학동아리 회장을 맡으며 광주시민을 총칼로 짓밟고 정권을 잡은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을 비판하는 활동을 열심히 했다. 88년엔 노태우 군사정권이 전방부대에서 일주일 동안 군사훈련을 받으면 현역입대의 경우 45일 동안 조기에 전역시켜주는 ‘전방입소교육’을 강행하자 전방훈련소에서 거부투쟁을 벌이다가 퇴소를 당했다.

고 양영진 열사.
고 양영진 열사.
같은해 8월 입영통지서가 나왔다. 눈엣가시 같은 그를 빨리 군대에 보내려는 의도였다. 어쩔 수 없이 훈련소에 들어간 그는 단기사병(방위병)으로 근무하던 10월10일 부산대 재료관 건물 5층에서 민주화를 염원하고 독재와 외세를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뛰어내렸다.

그의 주검은 광주시 북구 망월동 5·18 옛 묘지 민족민주열사묘역에 안치됐다. 그는 100여편의 시를 남겼는데 ‘고 양영진 추모사업회’는 88년 11월 추모집 <식민의 땅에 들불이 되어>를 발간했다. 92년 부산대 학우들이 그를 기리는 추모비를 부산대 새벽벌도서관 앞 언덕에 세웠다. 그는 2001년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민주화운동 관련 희생자로 인정받았다.

부산대는 지난 8월 후반기 학위수여식에서 그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했다. 양씨는 명예 졸업장을 대신 받아 동생의 영전에 바쳤다.

전 총장은 “내년은 부산대에서 부마민주항쟁이 촉발된 지 40돌이 되는 뜻깊은 해다. 양 열사와 민주화 인사들의 고귀한 뜻을 기억하며 그 정신이 더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대학 차원의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양씨에게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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