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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카톡으로 하청노동자에 작업지시…‘김용균씨 불법파견’ 정황 또 드러나

등록 2018-12-19 20:00수정 2018-12-19 22:54

김용균대책위, 사진 내용 공개
원청 관리자 “낙탄 제거해달라”
“평탄화 작업 부탁한다”
“하부 청소 오늘 할 계획 있나”

대책위, 김씨 휴대전화에서 찾은
작업장 문제점 찍은 동영상도 공개
김용균씨가 일했던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의 노동자가 원청인 한국서부발전 관리자 두 명에게서 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 원청이 하청에 직접 지시를 할 수 없음에도 ‘평탄화하라’ 등의 지시내용이 담겨있다. 고 김용균 대책위원회 제공
김용균씨가 일했던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의 노동자가 원청인 한국서부발전 관리자 두 명에게서 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 원청이 하청에 직접 지시를 할 수 없음에도 ‘평탄화하라’ 등의 지시내용이 담겨있다. 고 김용균 대책위원회 제공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지난 11일 숨진 김용균(24)씨가 소속된 한국발전기술 하청노동자들이 ‘불법파견’된 정황(▶관련 기사: 김용균씨 업무는 ‘불법파견’…발전5사도 알고 있었다)이 또다시 드러났다. 원청이 직접 하청 노동자에게 업무지시를 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공개된 것이다. ‘파견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원청이 하청 노동자에게 직접 업무 지시를 할 경우 ‘불법파견’으로 규정하고 있다.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가 19일 공개한 카톡 내용에는 원청인 한국서부발전 관리자가 하청인 한국발전기술 노동자에게 직접 업무를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책위는 용균씨가 생전에 작업장에서 찍은 영상 두 개도 함께 공개했다.

대책위가 공개한 카톡을 보면 한국발전기술 하청 노동자인 ㄱ씨가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원청인 한국서부발전 관리자 ㄴ, ㄷ씨에게 업무지시를 받은 사실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지난 9월11일 오전 8시16분 ㄴ씨(원청)는 ㄱ씨(하청)에게 낙탄이 쌓여있는 작업장의 사진을 보내며 “운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제거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카톡을 보냈다. ㄱ씨는 1시간 뒤쯤인 오전 9시15분 “지금 시작하겠다”고 답장을 보냈다. ㄴ씨는 같은달 16일에도 ㄱ씨에게 “주말 교대근무 기술원들이 계속 평탄화(탄이 겹치지 않게 평평하게 펼치는 작업) 및 청소하는데 진공차가 필요할 것 같다”는 지시를, 10월29일에는 “출근하면 평탄화 또는 진공차 청소 부탁한다”는 지시를 했다. ㄱ씨는 원청의 지시를 수행해야 했다. 한국서부발전 소속의 또다른 관리자 ㄷ씨도 9월과 11월에 ㄱ씨에게 “평탄 작업 부탁한다”, “어제 하부 청소 못 했다고 하는데 오늘은 계획이 있느냐”는 등의 카톡을 보냈다. 이에 ㄱ씨는 “오후에 진행하겠다” 등의 답변을 보냈다. 모두 불법파견 소지가 있는 일이다.

숨진 김씨의 원청인 한국서부발전를 비롯해 한국전력공사의 5개 자회사들이 불법파견을 한 정황은 앞서도 드러난 바 있다.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 등 발전 5사가 지난 3월 노무법인 서정에 의뢰해 받은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컨설팅 최종보고서’를 보면 김씨의 직무인 ‘연료환경설비운전’은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해당하는데, 이는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원청이 직접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하는 직무라고 되어있다. 하지만 발전 5사는 이 업무를 하청업체에 맡겼다. 게다가 원청이 직접 지시를 하는 파견법을 위반한 정황까지 드러난 셈이다.

카톡과 함께 용균씨 휴대전화에서 찾은 동영상 2개도 이날 공개됐다. 영상은 각각 7초, 30초 분량으로, 용균씨가 지난달 24일과 이번달 6일 작업장 문제들을 찍은 것들이다. 용균씨가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에 묻은 분진을 닦으며 찍은 영상에는 낙탄이 튀는 컨베이어벨트, 아이들러(컨베이어벨트 부품)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장면 등이 담겼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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