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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친구 마지막 길 배웅하러…” 학교 찾은 대성고 학생들

등록 2018-12-20 17:08수정 2018-12-20 17:34

20일 서울 대성고 강릉 펜션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 차려져
친구 죽음 실감 안 나는 듯 무표정한 학생들 ‘침묵’
강릉 펜션 사고로 사상한 1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던 서울 은평구 대성고등학교가 사흘간의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사진은 19일 오전 대성고의 모습.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강릉 펜션 사고로 사상한 1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던 서울 은평구 대성고등학교가 사흘간의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사진은 19일 오전 대성고의 모습.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성탄절을 닷새 앞둔 20일 오후 2시. 강릉 펜션 사고 희생자 3명의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서울 은평구 대성고 앞은 밝고 따뜻한 겨울 볕이 내리쬈지만, 슬픔에 잠긴 이들을 위로하진 못했다.

이날 오후 분향소를 찾았던 한 40대 여성은 감정을 추스르기 어려운 듯 침통한 표정을 한 얼굴을 손으로 가린 채 교문을 나섰다. 여성의 등을 두드리며 언덕길 끝자락까지 배웅했던 남학생은 다시 학교로 걸어오는 내내 무표정한 얼굴로 땅바닥만 내려다봤다.

짙은 색 롱패딩, 운동화 차림으로 조문을 온 대성고 학생들은 얼마 전까지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의 죽음이 아직 실감 나지 않는다는 듯 무덤덤한 표정으로 교문에 들어섰다. 교문 100m 밖 정류장에 은평 06 마을버스가 멈춰 설 때마다, 버스에서 내린 학생 30~40명이 친구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러 언덕 길을 올라왔다. 빈소가 차려진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 동안 200여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조문을 온 학생 몇몇이 교문을 지키던 교사와 경비원에게 조용히 인사를 건네기도 했지만, 학교 앞 취재진을 의식한 듯 대부분 조문을 마치고 학교를 빠져나갈 때까지 아무 말이 없었다. 대성고는 전날부터 사흘 동안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학교 쪽은 조용히 장례를 치르고 싶다는 유족의 뜻에 따라 이날 취재진 등 외부인의 학교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후배 또는 자녀의 친구를 조문하러 온 졸업생과 학부모들 모두 교문을 통과하기 전 신원 확인을 거쳐야 했다. 오후 1시30분께 은색 소나타 차를 타고 온 은평구청 관계자들은 교문 앞 학부모 지킴이들로부터 “정말 구청에서 온 게 맞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은평구청은 21일까지 예정했던 대성고 합동분향소 운영을 하루 연장해 22일까지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피해 학생들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날 교육부가 일선 학교에 개인 체험학습 운영현황을 점검하도록 지시한 것과 관련해 “(점검 취지는) 체험학습을 금지하거나 교사에게 책임을 묻자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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