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의 한 치매안심센터의 예방프로그램에 참여한 노인이 자신의 손바닥을 연습장 삼아 계산 문제를 풀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인구 고령화와 평균 수명 연장으로 국내 치매환자 숫자가 가파르게 증가해 2039년이 되면 200만명이 넘을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 조사에선 치매환자 200만명 도달 시기가 2041년으로 전망됐으나 2년 더 당겨진 것이다.
중앙치매센터는 30일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2016년 전국 치매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6년 6월부터 1년 동안 전국 60살 이상 5056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루어졌으며, 2008년·2012년에 이어 세 번째로 나온 연구 결과이다. 2015년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기반으로 추정한 결과, 2018년 기준 65살 이상 노인 가운데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 비율인 치매유병률은 10.2%, 환자수는 75만명이었다. 이 가운데 남여 환자는 각각 27만5천명·47만5천명으로 나타났다. 60살 이상 인구에서 치매유병률은 7.2%(환자수 77만명)였다. 60살 인구 집단을 조사대상에 포함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다.
4년 전 조사결과와 마찬가지로 치매환자가 100만명이 넘는 시점은 2024년으로 전망됐으나, 200만명을 넘는 시점은 2년 더 빨라진 2039년이었다. 2050년엔 치매를 앓는 60살 이상 인구가 30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에선 65~70살, 70~74살 연령구간 노인의 치매유병률이 종전보다 낮게 나타난 반면, 75살 이상 노인의 유병률은 올라갔다. 85살 이상의 경우 2008년 조사에선 치매유병률이 30.5%였으나 2016년엔 38.4%였다. 이에 대해 중앙치매센터는 “우리나라도 서구처럼 초기 노인인구에서 치매발병률이 낮아지고 초고령 노인인구에서 사망률이 낮아지는 ‘저발병-저사망’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매를 앓을 위험은 여성(1.9배)·무학(4.2배)·문맹(읽기 불능 5.9배, 쓰기 불능 10.1배)이거나, 빈곤(4.7배)·배우자 부재(사별 2.7배, 이혼·별거·미혼 4.1배)일수록 증가한다. 반면, 중간 강도의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견줘 치매에 걸릴 위험이 0.3배 낮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3일부터 12월17일까지 ‘치매안심센터’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88.7점의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치매안심센터는 전국 시군구 보건소 256곳에 설치돼 있으며 조기검진 및 예방프로그램, 환자 가족 지원 등을 하고 있다.
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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