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열린 고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영결식에서 동료들이 묵념하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제공
자신에게 진료상담을 해주던 의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박아무개(30)씨가 경찰 조사에서 “머리에 소형폭탄을 심은 것에 대해 논쟁을 하다가 이렇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4일 “피의자 박씨가 경찰 조사에서 ‘머리에 소형폭탄을 심은 것에 대한 논쟁을 하다가 이렇게 됐다’, ‘폭탄을 제거해 달라고 했는데 경비를 불러서…’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박씨가 횡설수설하는 가운데 나온 진술 가운데 일부이기 때문에 이를 범행동기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지난해 12월31일 오후 5시44분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자신의 진료상담을 해주던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지난 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범행 동기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되고 있는 고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추모하는 그림.
우울증과 불안 장애에 있어 국내 손꼽히는 권위자로 알려진 임 교수는 2011년 한국형 표준 자살 예방 교육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를 마련하는 등 우울증 완화를 위해 힘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교수가 숨지기 직전 간호사가 대피할 수 있도록 조처한 사실이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다. 추모 물결이 이어지는 임 교수의 발인은 이날 아침 8시 서울 종로구 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한편 종로경찰서는 “3일 강북삼성병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박씨 주거지, 경찰서 유치장 등 4곳을 압수수색했고 여기서 확보한 진료 기록과 박씨 소유의 휴대전화, 컴퓨터를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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