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와대의 케이티앤지(KT&G)와 서울신문 사장 인사 개입 의혹, 적자 국채 발행 압력 의혹 등을 폭로한 신재민(33)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에 대한 잇따른 ‘막말’을 쏟아내 구설에 올랐다.
손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신재민을 분석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신재민은 2004년 (대학) 입학, 2014년 공무원이 되었습니다. 10년 만에 원하던 행정직 공무원이 되었으니 고시 공부 기간은 약간 긴 편이죠?”라며 “나쁜 머리 쓰며 의인인 척 위장하고 순진한 표정을 만들어 내며 청산유수로 떠드는 솜씨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고 했다. 이어 신 전 사무관이 기재부를 나와 청와대가 불필요한 적자 국채 발행을 지시했다는 폭로를 한 이유를 두고도 “단기간에 큰돈을 벌기 위해서”였다며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추정을 바탕으로 신 전 사무관을 ‘사기꾼’, ‘도박꾼’에 비유해 인신공격을 이어갔다. 손 의원은 신 전 사무관이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던 3일 해당 글을 삭제했다.
그러나 손 의원의 ‘신재민 저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5일에는 “이미 퇴직한 사람이 몇 달이나 지나서 자기 조직에 관한 헛소문을 퍼뜨리는 건 보통 ‘양아치 짓’이라고 한다. 말뜻만 제대로 알아도, ‘공익 제보’와 ‘양아치 짓’을 분간할 수 있다”는 역사학자 전우용씨의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누리꾼들은 신 전 사무관의 폭로가 정당했는지 여부를 따지는 것과 별개로 손 의원의 발언이 ‘경솔하다’는 반응이다. 누리꾼들은 에스엔에스(SNS)에 “손혜원은 왜 신재민 개인에 대한 공격을 해서 욕을 먹는지 모르겠어. 신재민이 한 주장에 대해 반박할 것은 반박을 하고 실제로 정부의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국민에게 알려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해야 하는 거 아냐?”(@HardBoiledSt***), “신재민 건에 대해 나도 비판하지만, 손혜원 의원 문재인 대통령 대선 (당선) 전부터 이 사람 말조심해야 한다고 수차례 언급했다”(@social_***) 등의 입장을 내놓았다.
한편 청년과 공정성 이슈를 대변하는 시민단체인 ‘공정연대’는 “신 전 사무관과 전국의 고시준비생을 인격 모독했다”며 손 의원을 정보통신망법의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4일 서울 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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