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택시 관련 4개 노사 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20일 오후 국회 앞에서 열린 ‘카카오 카풀 반대 집회’에서 카풀 도입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변에서 분신을 시도한 택시기사 임아무개(65)씨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결국 숨졌다. 카풀 서비스 반대를 주장하는 택시기사가 분신해 사망한 두번째 사례다.
10일 서울 종로경찰서의 설명을 종합하면, 임씨는 치료를 받던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에서 이날 새벽 5시50분께 숨졌다. 임씨는 전날 오후 6시께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에서 분신으로 추정되는 택시 화재 이후 전신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택시에서 유류 용기가 발견된 점 등을 이유로 임씨가 분신을 기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택시 안에서 녹아서 납작해진 기름통과 기름통 뚜껑이 발견됐다, 또 불에 그을린 2019년 다이어리가 한 권 나왔는데, 가족에게 남긴 짧은 글이 다이어리 안에서 일부 발견됐다”며 “1차 유증 반응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분신으로 추정하고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이하 연합회) 등의 말을 종합하면, 임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카풀 반대 대규모 집회에 참석했다. 이양덕 연합회 상무는 “동료에게 녹취 유서를 전달했다고 들었다”며 “평소 국회의사당 앞 ‘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 반대’ 천막농성장도 찾아 정부의 카풀 정책을 비판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해당 농성장은 지난달 10일 카카오 카풀 도입에 반대하는 택시기사 최아무개(57)씨가 분신해 숨진 뒤 마련됐다. 임씨의 유서에는 ‘택시업이 너무 어렵다’ ‘개인택시 한대 가지고 하루하루 벌기도 힘든데 이대로는 도저히 못 살겠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기사가 카풀 서비스 반대를 주장하며 자신의 몸을 태우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는 택시기사 최씨가 카카오 카풀 서비스 시행에 반대한다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해 숨졌다.
오연서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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