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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박소연 케어 대표 “대량 살처분과 다른 인도적 안락사” 사퇴 거부

등록 2019-01-19 14:23수정 2019-01-19 14:58

기자회견서 “안락사는 최소한의 동물보호 활동” 공식입장 밝혀
“다음달 개·고양이 도살금지법 법제화되도록 노력해달라”
박소연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논란이 된 안락사 폭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박소연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논란이 된 안락사 폭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저 (동물) 안락사했습니다. 그러나 수의사법 위반일 때는 한 적 없습니다. 안락사를 하지 않았던 시기, 우리(케어)에게 돌아온 건 동물 구조를 거절하는 일뿐이었습니다.”

구조한 동물 수백 마리를 안락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는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안락사 논란’에 대한 공식입장과 각종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박 대표는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논란으로 충격을 받은 회원과 활동가, 이사들 그리고 동물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안락사 사실을 외부에 알릴 경우 이번과 같은 엄청난 비난과 논란이 일어날 것이 두려워 수년 동안 (케어) 내부 소수 임원들의 합의로만 안락사를 해왔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안락사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케어의 안락사는 지방자치단체 동물보호소에서 매일 벌어지는 대량 살처분과는 다른 인도적 차원의 안락사였다”며 “정부의 지원을 받는 지자체 보호소와 달리 후원으로 운영되는 민간 보호소는 제반 조건의 한계 등으로 법적 근거와 기준을 갖고 안락사 여부를 결정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케어가 집단 구조에 나섰던 곳은 개 도살장이었다. 구하지 않으면 모두 도살당할 뻔한 개들을 구조해 80%를 살리고, 20%를 고통 없이 (안락사로) 보내줬다”며 “(개들의) 고통에 개입해 그것을 최소화해주는 것이 우리가 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동물보호 활동이었다. 어떤 비난도 감수하겠다”고 항변했다.

박소연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논란이 된 안락사 폭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박소연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논란이 된 안락사 폭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박 대표는 이날 부적절한 후원금 사용, 보호소 부지 문제 등 자신에 대한 여러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에 나섰다.

우선 케어가 운영하는 충주보호소의 부지를 박 대표 개인 명의로 매입한 사실에 대해 “언론사에 안락사 문제를 최초 제보한 전 직원이 추천한 곳이었는데, 농지는 법인 명의로 살 수 없다고 해서 부득이하게 대표인 내 이름으로 샀던 것”이라며 “(개인 명의에 대한) 말이 나올까봐 당시 케어 이사장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이에 동의한다는 공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개 농장주를 보호소 직원으로 채용해 지원했다는 논란에 대해선 “그분은 스스로 개 농장을 접기 위해 케어에 입양을 요청했는데, 다른 농장과 달리 도살 시설도 없고 농장주가 개들의 건강을 열심히 관리하는 곳이었다”며 “공간 부족으로 케어에 데려올 수 없었지만, 우리가 (개들을) 매입하는 조건으로 해당 농장을 보호시설로 바꿔드리고 동물을 돌볼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언론 보도 내용을 반박했다.

또한 케어의 후원금 중 3000여만원을 법률 자문에 쓴다며 받아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업무 외 시간에 동물보호와 관련된 글을 포털에 써서 ‘스토리펀딩’을 받은 돈”이었다며 “케어 후원금으로 들어온 돈이 아니라 자유롭게 써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 돈을 왜 ‘동물구호비’ 명목으로 회계에 넣었는지는 회계 담당자가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이번 논란에도 불구하고 케어 대표직을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 대표는 “제가 (대표직에서) 물러날 수 없는 것은 자리에 연연해서가 아니다”라며 “언론에 제보했던 전 직원과 외부 단체가 연결돼 있고, 내가 물러나면 많은 단체들이 케어의 경영권을 놓고 다툼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안락사 논란만큼 개·고양이 도살 문제의 심각성을 공론화해달라며 “온 국민이 동물권에 관심을 갖게 된 이 순간을 여러분이 기회로 삼아달라. 다음달 ‘개·고양이 도살금지법’이 법제화되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비글구조네트워크 등 동물보호단체들은 지난 18일 서울중앙지검에 사기, 업무상 횡령,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박 대표를 고발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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