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친분있던 브로커에 청탁받고 사건담당자에 영향력”
검찰이 청와대 경호실 간부인 한아무개(46·서기관)씨가 경찰청에서 내사 중인 사건을 무마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오세인)는 15일 “ㅅ사회복지법인에 대한 경찰청 특수수사과의 내사를 막아달라”는 청탁과 함께 경호실 간부 한씨한테 네 차례에 걸쳐 2억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 등)로 브로커 민아무개(45)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곧 한씨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한씨는 2002년 5월 민씨한테서 사건 청탁과 함께 돈을 받고 실제로 당시 경찰청 특수수사과의 사건 담당자였던 김아무개 경위한테 사건 수사를 종결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후 ㅅ법인에 대한 경찰 내사는 본격적인 수사 없이 종결됐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구속된 브로커 민씨는 자신이 일했던 ㅅ사회복지법인 간부인 권아무개씨한테서 “법인이 하도급 업체로부터 무대 조명 등의 자재를 공급받고도 돈을 지급하지 않아 경찰청에 진정이 접수됐으니 수사를 막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돈을 받아 평소 친분이 있던 한씨에게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된 민씨의 진술로 한씨의 혐의가 대부분 드러난 상태”라며 “곧 한씨와 경찰청 사건 담당자를 소환해 조사한 뒤 구속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뇌물 제공자인 ㅅ복지법인 간부 권씨의 행방도 쫓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씨의 비위 사실을 어제 통보받았다”며 “경호실이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징계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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