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서울 강서구 화곡동 한 주상복합아파트.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10대 자녀 2명을 포함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의 말을 종합하면, 24일 오후 3시13분께 “가족 4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여성의 신고가 들어와 출동한 결과, 신고한 여성의 47살 아들과 43살 며느리, 18살 손녀와 10살 손자 등 4명이 안방에 나란히 누워 숨져 있었다. 신고한 여성은 숨진 부부와 함께 살다가 3일 전부터 절에 다녀왔는데, 이날 집에 돌아와 숨져 있는 가족들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인근 주민은 “지난 주 (일가족이 숨진) 집에서 큰 소리가 나는 것을 두 번 들었다. 오늘 새벽 3~4시에도 남자가 ‘그만하라’, ‘하지말라’고 소리지르는 걸 들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오늘 낮에는 ‘층간소음을 조심해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오기도 했다고 해당 주민은 덧붙였다. 집 내부는 깨끗하게 정돈된 상태로 깨진 물건 같은 것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집 안이 정돈되어 있고 외부 침입 흔적이 확인되지 않은 점, 주검에 특이한 외상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제3자에 의한 범죄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국과수 부검 등을 통해 명확한 사망 원인 등을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숨진 일가족에 대한 부검은 25일 실시될 예정이다.
글·사진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