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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김복동 할머니의 ‘단짝’ 길원옥 할머니의 말 없는 조문

등록 2019-01-29 16:10수정 2019-01-29 17:52

함께 ‘나비기금’ 세우고 싸운 두 할머니 생과 사의 갈림길서 만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길원옥(91) 할머니는 담담한 얼굴로 무릎 꿇고 앉아 다만 영정을 바라볼 뿐이었다.

길 할머니는 29일 오후 2시34분께 ‘단짝’이던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휠체어를 타고 나타났다. 빈소에서 상임장례위원장을 맡은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과 김동희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관장의 부축을 받고 휠체어에서 일어난 길 할머니는 홀로 무릎을 꿇고 앉아 담담한 얼굴로 김복동 할머니의 영정을 바라봤다. 눈을 감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윤 이사장이 “하고 싶은 말씀 하시라”고 했지만, 길 할머니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고개만 숙였다 다시 들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길원옥 할머니는 그렇게 5분 동안 앉아 김복동 할머니와 마음으로 이별했다. 이어 빈소 옆 휴게실로 옮긴 길 할머니는 물이든 뭐든 드시라는 주변의 권유에 “아무것도 안 먹겠다”고 말하고 “이렇게 빨리 가시네” 한 마디만 더 했다.

두 할머니는 2012년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들을 지원하는 ‘나비기금’을 함께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두 할머니의 증언을 바탕으로 김숨 작가가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라는 소설을 펴내기도 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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