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대한항공에 적극적 주주권 행사 않기로

한진칼에만 ‘정관변경 제안’ 등 최소한의 주주권 행사

지난 1월16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직원연대지부 등 관계자들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리는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앞에서 국민연금의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연금이 조양호 회장 일가의 불법비리와 갑질로 인한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와 관련해, 한진칼에 대해서만 ‘경영참여’ 방식의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반면, 보유 지분 비율이 10%가 넘는 대한항공에는 자본시장법상 단기매매차익반환 등의 이유를 들어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1일 국민연금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회의를 열어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 범위를 논의한 결과, 한진칼에 ‘이사가 회사 관련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 형이 선고될 때 결원으로 본다’는 규정 도입을 위한 정관변경을 제안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경영진 일가 일탈 행위로 주주가치가 훼손돼 ‘최소한의 상징적’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는 데 다수의견이 모아졌다”며 “한진칼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 보유 비율이 10%미만이라, 경영참여 방식의 주주권을 행사하더라도 단기매매차익이 발생하지 않아, 수익성 면에서 부담이 적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법상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꿀 경우 6개월 안에 얻은 매매차익을 반환해야 한다.

이날 회의에 참여한 한 위원은 “이익반환을 감수하고 대한항공에 대해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했을 때 실효성이 있는지 등을 검토했다. 주주권행사에 관한 구체적인 지침 등이 아직 정리가 안되다보니 어떤 기준과 절차에 따라 할 것이냐는 문제가 있어서 이런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 방식에 대해서는, 향후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서 대한항공을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하는 등 ‘경영참여’ 방식이 아닌 주주권 행사 방안을 논의한 뒤 기금운용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박현정 황예랑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