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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치안감 위 경정?…삼성 노조 와해 가담한 ‘거물 정보경찰’

등록 2019-02-07 05:00수정 2019-02-07 20:11

경찰 인사, 고위 경찰 재취업 알선
구치소 특별면회 등 주무른 정황
지난해 7월 구속됐다 보석 석방되기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건물.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건물.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처음엔 어떻게 경정 계급 경찰관이 삼성 같은 큰 대기업의 노사 관계를 좌지우지할 수 있었을까 의심했는데, 그게 그런 게 아니더라고요.”(검찰 한 관계자)

30년간 노동 분야 정보관 역할을 하다 지난해 7월 삼성의 노조 와해 공작 수사 과정에서 2014~17년 삼성 쪽 대리인 역할을 하고 6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아무개(61) 전 경정이 재직 기간 경찰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구치소 특별면회를 주선하는가 하면, 경찰 고위직들의 재취업을 알선한 정황이 포착됐다.

6일 <한겨레> 취재 결과,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 수사팀은 압수물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김 전 경정과 관련된 수상한 정황을 다수 확보했다. 그의 휴대전화에서는 경찰청장을 비롯해 경찰 고위직들은 물론 청와대 비서관이나 노동계 핵심 간부 등과 통화를 하거나 격의 없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기록이 다수 발견됐다고 한다.

2011년 11월엔 김 전 경정의 경찰 내 ‘입지’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일도 벌어졌다고 한다. 당시 막 부임한 경찰청 정보국장(치안감)은 휘하 정보1분실의 노정(노동정보) 담당으로 있던 김 전 경정을 정보국 밖으로 인사 조처했다. 김 전 경정이 상관인 팀장과 같은 경정 계급이었고 나이도 많은데다 호칭도 같은 ‘팀장’으로 불려, ‘조직 기강’ 차원에서 한 인사였다고 한다. 하지만 인사 조처 이틀 뒤 김 전 경정은 경찰청장의 지시로 자신이 원하는 노정 담당으로 되돌아왔다. 경정은 5급 공무원, 치안감은 고위공무원 예우를 받는다.

비슷한 시기 노동계 핵심 간부 ㄱ씨가 구속된 산하 노조 위원장의 구치소 특별면회를 김 전 경정에게 부탁한 정황도 확인됐다. ㄱ씨가 “○○○ 위원장에 대한 특별면회 좀 부탁하세”라고 부탁을 하고 며칠 뒤 “고맙네! 잊지 않았네”라는 답장을 다시 보냈다는 것이다. 공식 명칭이 ‘장소 변경 접견’인 특별면회는 일반 면회와 달리 횟수 제한이 없고 편안한 공간에서 진행된다. 김 전 경정의 도움으로 특별면회가 이뤄졌다면 그의 힘이 경찰은 물론 법무부 교정본부에까지 미쳤다는 얘기다.

2009년 쌍용자동차 파업 때는 김 전 경정이 나서서 노조 쪽에 접근해 화해를 중재하기도 했다. 노조 쪽에서 “경정급을 어떻게 믿느냐”고 하자 그는 10여분 만에 쌍용차 사장을 불러내는 ‘실력’을 보여줬다고 한다. 또 경찰 간부들이 대기업 등으로의 재취업을 부탁한 정황이 그와 관련된 압수물에서 다수 포착됐고, 실제 그의 중개로 ㄱ중공업 등에 고위 경찰 간부들이 재취업했다고 한다.

앞서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김태업)는 구속 기간 만료를 앞두고 “방어권 보장을 위해 보석을 허가해달라”는 김 전 경정의 요청을 받아들여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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