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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서울대 졸업식 축사 나선 방시혁 “부조리에 분노하라”

등록 2019-02-26 20:07수정 2019-02-27 07:52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탄소년단'을 세계적 스타로 키워낸 방시혁(47)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졸업식(제73회 전기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했다.

그동안 서울대 졸업식 축사는 유명 학자들이나 고위 공직자, 성공한 기업인 등이 해왔는데, 졸업식에 대중문화계의 유명인사가 축사에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2013년 입학식 때 이수만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가 축사를 한 적이 있다. 방 대표는 이 학교 미학과 출신이고, 이 프로듀서는 농업기계학과 출신이다.

방 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위대한 탄생'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참가자들에게 분노를 폭발하는 제 모습을 기억하실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러면서 “제게는 원대한 꿈이 없는 대신 ‘분노'가 있었다. 분노가 저를 움직이게 한 원동력이었고, 제가 멈출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최고가 아닌 차선을 택하는 ‘무사안일'에 분노했고, 더 완벽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데 여러 상황을 핑계로 적당한 선에서 끝내려는 관습과 관행에 화를 냈다. 최고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소명으로 타협 없이 하루하루가 마지막인 것처럼 달려왔다”고 말했다. 또 “제가 종사하는 음악 산업이 처한 상황은 상식적이지 않았고, 그것들에도 분노했다”라며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정당한 평가와 온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화내고, 아직도 싸우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방 대표는 후배들에게 “앞으로 졸업생들의 여정에는 부조리와 몰상식이 많이 놓여있을 것”이라며 “여러분도 분노하고, 부조리에 맞서 싸워 사회를 변화시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자신이 정의한 것이 아닌, 남이 만들어 놓은 목표와 꿈을 무작정 따르지 말고, 상식에 기초한 꿈을 키우고 이를 좇아 사회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졸업식사에서 졸업생들에게 “사회적 책무를 다하며 자신만의 삶을 살 것”을 주문했다. 오 총장은 “서울대 출신은 자기밖에 모른다는 말은 총장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공동체를 위해, 사회적 약자를 위해, 나라를 위해 각자 나름대로 기여하며 서울대 출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부당하다는 것을 입증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정규 기자 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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