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망언' 의원들을 고소한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과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고소인 조사를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망언의 뿌리는 전두환씨에게 있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의원)
‘5·18 망언’을 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논객 지만원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5·18 유공자’ 국회의원들이 경찰에 출석하며 5·18 학살의 책임자인 전씨를 겨냥해 비판 발언을 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경환 민주평화당 의원은 11일 오후 2시 고소인 조사를 위해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나왔다. 이날은 전두환씨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광주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날이기도 하다.
최 의원은 “39년 전 전씨와 신군부가 광주민주화운동을 ‘불순세력에 의한 폭동’이라고 말했던 것에서 망언이 시작돼 지만원씨,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까지 내려왔다”며 ‘망언의 뿌리는 전씨와 신군부 세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의원도 “전씨와 신군부 세력에 대해 사면복권을 단행하면서 반역사적 행위에 대한 무관용주의가 흔들렸다”며 “이 때문에 오늘날 전씨를 민주주의의 영웅이라고 칭하는 사람까지 생겼다”고 통탄했다. 민 의원은 이어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지씨의 발언은 지난 30년간 이뤄진 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과 국민적 합의에 대한 거부”라며 “광주 시민에 대한 모독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이며 보다 구체적으로는 북한군에 의해 이용당했다고 규정당한 5·18 유공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두 의원은 의원 3명과 지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두 의원은 지난달 14일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과 지씨를 명예훼손과 모욕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김진태·이종명 의원은 지난달 8일 국회에서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연사로 나선 지씨는 이미 여러 차례 허위로 판명된 북한군 개입설을 거듭 제기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김순례 의원도 “좀 방심한 사이 정권을 놓쳤더니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내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주장해 비난을 샀다.
의원들 외에도 정의당,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등에서 ‘5·18 망언’ 고소·고발이 잇따르자 검찰은 사건을 모아 서울남부지검으로 보냈다. 남부지검은 “통상 명예훼손 사건을 경찰에서 수사해온 전례에 따라” 영등포경찰서에서 수사하도록 지휘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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