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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알바노조 “회장님 임금 10분의 1을 최저임금으로!”

등록 2019-03-11 15:24수정 2019-03-11 15:47

알바노조 ‘1:10 운동’ 나선다
최고임금 10분의 1 연동하면 올해 최저시급 1만526원
“최소한의 생계비 넘어 소득격차 완화하는 임금 돼야”
‘최저임금 1만원’ 운동을 해 온 알바노조와 라이더유니온, 청년정치공동체 ‘너머’ 등 회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대흥동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고임금의 10분 1로 최저임금을 정하는 ‘1:10 운동’을 제안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최저임금 1만원’ 운동을 해 온 알바노조와 라이더유니온, 청년정치공동체 ‘너머’ 등 회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대흥동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고임금의 10분 1로 최저임금을 정하는 ‘1:10 운동’을 제안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대한민국에서 임금이 제일 높은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은 200억원의 연봉을 받습니다. 최저임금 노동자들보다 1000배 많은 임금을 받고 있는 셈입니다. 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의 논리대로라면, 권 회장의 연봉은 삼성전자의 인건비 부담을 가장 높이는 요인이자, 약 1000개의 최저임금 일자리를 없애는 장애물입니다.”

한국의 소득 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높다는 발표가 나온 가운데, 최저임금을 근로소득 상위 1%가 받는 ‘최고임금’과 연동해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알바노조, 라이더유니온, 청년정치공동체 너머, 평등노동자회 등은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와 최저임금 결정구조 이원화를 통해 최저임금 제도를 무력화했다”며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도 최악의 소득 격차가 나타나고 있는 한국사회에 최고임금과 최저임금의 비율을 1대10으로 정하는 ‘1:10 운동’을 제안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국세청이 발표한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근로소득 상위 1%에 해당하는 초고소득자의 1인당 평균 월 근로소득은 22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9년 월 단위 최저임금 174만5150원의 약 12.65배에 해당하는 액수다. 알바노조 등의 제안대로 최고임금의 10분의 1을 최저임금으로 연동할 경우 올해 최저임금은 월 220만원(시급 1만526원)이 돼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에 근접한 금액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에 나선 구교현 1:10 운동 팀장은 “최저임금 노동자가 먹고살기 어려워지면 잘 나가는 대기업 임원들과 오너 일가도 현재의 소득과 지위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최저임금과 최고임금을 연동하는 ‘1:10 운동’은 대한민국의 최악의 소득 격차를 줄이고, 사용자와 노동자가 더불어 살기 위한 최소한의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김광원 알바노조 기획팀장 역시 “최근 한 조사에서 아르바이트 노동자 10명 가운데 7명이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답했을 만큼 최저임금은 질 낮은 일자리에 내몰린 청년 세대와 60세 이상 고령자들의 생계비 그 자체”라며 “경영계가 소상공인을 앞세워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들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소득 격차를 줄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준비위원장도 “최근 배달대행업체들이 최저임금 지급을 피하기 위해 기사들을 프리랜서(특수고용노동자) 신분으로 고용한 결과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생계비를 벌기 위해 목숨을 걸고 ‘빠른 배달’을 해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며 최저임금 제도를 무력화시키는 기업들의 ‘꼼수’를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발표한 ‘비정규직의 규모와 실태’ 보고서를 보면, 같은 해 8월 기준 시간당 최저임금(7530원)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는 노동자는 311만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의 15.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결과, 임금 하위 10%와 상위 10%의 임금 격차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월 임금 총액 기준 하위 10%는 2017년 대비 10만원 늘어난 90만원, 상위 10%는 전년보다 4만원 오른 454만원으로 월 임금 격차는 전년도의 5.63배에서 5.04배로 줄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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